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3일 부산 위안부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외교 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조형물 설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발언 배경 및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제사회에서는 외교 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어떤 시설물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자료에서 “외교공관 보호와 관련된 국제예양 및 관행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가능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외교 공관 앞 조형물과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것이나 정부가 ‘노력’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앞서 외교부는 부산 위안부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 “외교공관 보호와 관련된 국제예양 및 관행이라는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만큼 우리 정부와 해당 지자체·시민단체 등 관련 당사자들이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역사의 교훈으로 기억하기에 적절한 장소에 대해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었다.
지금까지 외교부가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제22조)’에 따라 각국 정부가 외국 공관의 안녕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과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소녀상 문제가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협의해 해결할 부분이라며 제3자적 화법을 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부에서도 소녀상 이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다만 윤 장관은 “오해가 있는데 정부는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장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보다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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