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트렌드 민감한 2030여성이 소비 주도...신흥상권으로 쏠림 심화

본지 주요상권 분석

경리단길 등 임대료 올라가며

프랜차이즈 매장 하나둘 침투

흥미 잃은 젊은층 발길 돌려

SNS 막대한 공유력 맞물리며

샤로수길 등 새 골목상권 부상





# 용산구 경리단길(이태원2동)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는 김모(35)씨는 요즘 사람들의 방문세가 예전 같지 않아 걱정이다. 예전에는 주말이면 길거리에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지나가다가 선뜻 들어오는 ‘워킹 손님’도 제법 있었으나 최근에는 많이 줄었다. 특히 여성 그룹의 방문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재보다 매출이 더 줄어들 경우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하면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씨는 “권리금도 상당히 많이 지불했기에 당장 폐업하기는 어렵고 고육지책으로 리모델링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리단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의 상징적인 상권이었다. 그 전에 젊은 층이 즐겨 찾던 대표적 상권인 이태원이나 홍대·가로수길과 달리 교통이 불편하고 별다른 즐길거리도 없었으나, 장진우 골목을 비롯해 특색 있는 가게들이 속속 들어서고 SNS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활발히 알려지면서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경리단길은 부동산 시장에 빌딩 투자 바람을 불러일으킨 주역이 됐다. 경리단길 언덕배기에 있는 건물까지도 매매가가 대여섯 배 뛰면서 수십억원의 차익을 얻은 사람들이 여럿 등장했다. 그 사이 은행 PB센터는 자산가 고객들을 이끌고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해방촌·서촌·연남동 등으로 수십 차례 현장 투어를 진행하며 투자 붐을 키웠다.

하지만 현재 경리단길은 SNS발 상권 세대교체의 바람을 직격으로 맞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감각적인 2030 여성이 신흥 상권의 소비를 주도하는 가운데 SNS의 막대한 공유력이 맞물리면서 떠오르는 상권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여심 떠난 자리에 찬바람 쌩쌩=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4분기 1,076만원으로 최고조를 보였던 경리단길의 점포당 결제액은 지난해 4·4분기 803만원으로 25.4%나 떨어졌다. 한창 관심이 쏠리던 2011년 4·4분기 513만원에서 두 배 이상 뛰었다가 다시 확 꺾인 것이다. 이는 여성을 필두로 2030세대의 마음이 떠난 탓이 크다. 2030세대의 결제 비중은 2011년 4·4분기 58.2%에서 2015년 4·4분기 73.3%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4·4분기에는 72.7%로 빠졌으며 여성 결제 비중도 2014년 4·4분기에 51%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4·4분기에는 50.8%로 감소했다.

경리단길 인근 J공인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골목 구석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젊은 여성들이 줄어든 것”이라며 “임대료가 올라가면서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상권에 하나둘 침투하자 흥미를 잃은 젊은 층이 다시 이태원으로 돌아가는 등 발길이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수년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종로구 북촌과 서촌도 젊은 층의 방문 비중 확대가 정체된 가운데 매출액은 물론 점포 수마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심 타고 부상하는 신흥 골목 상권=최근 여심이 새롭게 향한 상권들은 ‘르네상스’를 맞이한 모습이다. 매출액이 지난 2년 새 두 배 가까이 뛴 익선동은 물론이고 성동구 성수동과 관악구 샤로수길 상권의 최근 성장률도 상당하다. 2014년 4·4분기 507만원 수준이던 성수동 상권의 신한카드 기준 점포당 결제액은 2년 후인 지난해 4·4분기 627만원으로 23.7% 많아졌다. 같은 기간 샤로수길의 점포당 결제액도 18.6% 증가했다.

상권의 성장은 여성 고객의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기간 성수동과 샤로수길의 여성 결제액 비중은 각각 36.7%→39.6%, 38.8%→40.4%로 확대됐다.

이처럼 상권의 세대교체에 2030대 여성들이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도 강력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상권의 성장을 위해서는 여심을 잡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2030대 여성들은 SNS를 통한 홍보를 스스로 할 뿐만 아니라 방문 빈도수도 높기 때문에 상권 매출액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며 “그들이 소비성향과 기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상권 성장에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순구·조권형기자 soon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