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상 첫 한 해 누적 관중 수 800만 시대를 활짝 연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야구의 인기는 그저 경기를 관람하는 것만이 아닌, 직접 즐기려는 야구 인구의 증가로 이어졌다. 그리고 실제 야구경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제공하는 스크린야구는 가장 쉽게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놀이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스크린야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리얼야구존을 소개한다.
스크린에 실제 경기장과 똑같은 모습의 가상 경기장이 등장한다.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가 힘차게 와인드업을 한다. 스크린 속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스크린 중앙에 뚫려 있는 작은 네모난 구멍으로 실제 공이 날아온다. 직구와 변화구가 섞여 있다. 타이밍을 맞추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조금씩 배트에 공이 맞아 나가더니 마침내 배트 중간에 정확하게 공을 맞혔다. ‘땅’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스크린 속에선 TV에서 들어본 낯익은 야구 중계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홈런입니다. 홈런!’
기자가 직접 체험한 스크린야구는 실제 야구 선수로 뛰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정타를 경험할 때는 생각보다 훨씬 더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도 있었다.
국내 스크린 스포츠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처음 집계가 시작된 2007년 100억 원대 수준이었던 스크린 스포츠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5,000억 원으로 커졌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7년에는 5조 원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크린 스포츠의 문을 연 종목은 골프다. 스크린골프는 골프의 대중화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스크린골프가 골프라는 스포츠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면, 스크린야구는 스크린 스포츠라는 시장의 대중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스크린야구 기업은 ‘리얼야구존’이다. 지난 2014년 국내 최초의 룸 형태 스크린야구를 선보인 리얼야구존은 이후 1,000억 원(2016년 기준) 규모로 성장하며 국내 스크린야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손웅철 리얼야구존 홍보팀장은 말한다. “야구는 직접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는 스포츠입니다. 날씨, 장비, 인원 등 제약조건이 많기 때문이죠. 저희는 야구를 관람형 스포츠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스크린야구 개발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시스템 연구·개발에 몰두했죠. 마침내 지난 2014년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직영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스크린야구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리얼야구존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8.5m~ 18.44m(스크린에서 타석까지의 거리)의 룸으로 구성돼 있다. 각 룸에는 구속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돼 있다. 특히 생생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야구공을 사용하고 있다. 생생한 경기 중계 음성, 번트부터 홈런까지 다양한 타구가 모두 인식되는 센싱 시스템을 탑재한 것도 리얼야구존의 자랑거리다.
리얼야구존이 스크린야구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일단 기존에 없던 것에 도전하는 만큼 스크린야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손 팀장은 말한다. “리얼야구존의 초기 목표는 스크린야구가 어떤 것인지를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크린 스포츠 하면 떠오르는 게 골프잖아요. 사실 이 같은 현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죠. 일단 스크린야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전국 스크린야구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또 우리에게 친숙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리얼야구존, 나아가 스크린야구를 알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지금도 다양한 이벤트나 제휴를 기획하고 O2O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공격적으로 스크린야구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리얼야구존의 노력은 조금씩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맹점 수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3개점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44개점이 신규 오픈했다. 특히 2016년에만 123개의 신규 매장이 오픈하며 현재 리얼야구존은 전국에 총 170개 매장을 보유하게 됐다. 매장 한 곳 기준 월 평균 매출액과 방문객 수는 각각 약 5,000만 원과 약 2,600명 수준이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예비 창업자들이 스크린야구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웅철 팀장은 이렇게 분석했다. “아시다시피 야구는 골프처럼 레슨을 통해 기본기를 갖춰야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배트를 들고 스윙만 할 줄 알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스포츠예요. 그만큼 잠재고객이 많다는 얘기죠. 또 야구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몇 안 되는 아이템입니다. 그런 까닭에 스크린야구가 성장 가능성이나 비전이 매우 큰 업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야구게임 외에도 식음료 등 부가사업의 매출도 꽤 높고, 운영비가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창업자들이 스크린야구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스크린야구 시장은 오는 2020년에 약 1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린야구 시장의 문을 연 리얼야구존 역시 더욱 실제 야구에 근접한 환경 제공을 위한 기술 개발과 저변 확대 차원의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손 팀장은 “스크린야구가 연령, 성별,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크린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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