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단샤리(斷捨離·미니멀 라이프)’는 필요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을 뜻하지만 반대로 정말 중요하고 좋아하는 물건을 소중히 간직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물건을 살 때 더욱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며 갈수록 단순한 디자인에 높은 기능성의 제품을 찾게 될 것입니다.”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블랙야크 본사에서 만난 시게유키 에바타(사진 오른쪽) 하스코 대표는 일본에서 시작해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멀리즘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하스코는 1970년 양궁 선수 미노루 하세가 설립한 스포츠 용품 및 의류 유통회사로 연매출 1,500만달러(약 175억원)의 중소업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스노보드와 스케이트보드 등의 비주류 스포츠 제품 시장에서 입지가 견고하다. 보유한 브랜드는 롬에스디에스·셀텍 등 스노보드 브랜드 13개와 산타크루즈·인디펜던트 등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17개, 블랙야크의 나우를 비롯한 의류 브랜드 3개이며 최근 의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1980년 후반 버블 붕괴로 인한 내수 침체와 로컬 브랜드의 해외 진출 등 한국보다 앞서 패션 업계의 변화를 경험했다. 그는 최근 패션 업계에 불고 있는 거센 변화의 바람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싸게 사고 쉽게 버릴 수 있는 물건 대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한 제품을 원할 뿐 아니라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환경에 무리를 주지 않는 ‘가치 소비’를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스코가 나우의 일본 유통을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사회 배경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우는 디자인은 모던하면서도 뛰어난 기능성을 지녔다”며 “나우는 매우 엄격하게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재활용·유기농 소재를 거의 100% 사용한다”고 말했다.
하스코는 2012년부터 나우를 수입하기 시작했으며 2015년 블랙야크가 나우를 인수한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기획하고 디자인한 나우 신제품을 일본에 공급하고 있다. 그는 “미국 제품을 유통할 때보다 바이어의 반응이 좋다”며 “아시아인의 체형에 맞고 색감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여서 유통망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나우는 상반기 일본 이세탄백화점 전 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또 도쿄 휠스, 애니 블루, 몽키 너츠 등 5대 편집숍에도 유통되고 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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