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용차가 국내 처음으로 공식 출시됐다. 크기나 옵션은 중형급이지만 가격은 한 급 낮은 소형급에 맞춰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연말에는 1,600만원 전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추가로 출시한다. 고가차 위주의 한국 수입차 시장에 중국발(發) 실용주의 변화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중국차 수입업체 중한자동차는 18일 인천 학익동 본사에서 준중형 SUV ‘켄보 600’ 출시행사를 진행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상용차가 국내 수입 판매된 적은 있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진 승용 목적의 차가 국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본지 1월11일자 13면 참조
켄보600은 중국 5대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북기은상의 대표 차량이다. 중국에서는 ‘S6’라는 이름으로 4만대 넘게 팔렸고 2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켄보600은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 147마력의 힘을 낸다. 쌍용차의 티볼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복합연비는 ℓ당 9.7㎞로 국내 차량들보다는 낮은 편이다. 크기는 현대차의 싼타페보다 크다. 실내 공간도 웬만한 중형 SUV 정도다. 트렁크에는 골프백도 4개가 들어가고 뒷좌석을 완전히 젖히면 최대 2,738ℓ까지 적재 공간이 커진다. 옵션도 국내 자동차에서 볼 수 있는 웬만한 안전 장비는 다 갖췄다. 경사로밀림방지나 후방경보시스템, 후방카메라, 듀얼에어백에 6개의 에어백,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등을 달았다. 3,000만원대 이상의 국내 자동차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의 안전장치다. 하지만 가격은 1,999만원과 2,099만원에 판매한다. 중한자동차는 켄보600의 올해 판매 목표를 3,000대로 제시했다. 현재 확보된 초도 물량은 120대 정도로 다음주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된다. 향후 렌터카, 카셰어링 업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중한차는 이미 중국산 미니밴을 팔고 있고 전국에 전시장 25개, 정비는 80곳의 지정정비공장 위탁 계약 맺어 정비나 부품 공급 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료 역시 수입차지만 국산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 역시 중국 내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중한차의 진짜 승부는 올해 말 출시될 소형(B세그먼트) SUV ‘켄보300’이다. 중국에서 ‘S3’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이차는 1,600만원대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강수 대표는 “쌍용차의 소형 SUV ‘티볼리’가 직접적인 경쟁 모델이 될 것”이라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중국 자동차 업체가 한국에 진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전기차도 국내에 가져와 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283개의 제조사가 한국 시장을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거주 외국인들이나 대학생 등 중국 차에 편견이 없는 고객을 중심으로 수요가 더디게 늘어나겠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인천=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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