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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IB가 독식한 크로스보더 거래 적극 유치"... 정영채의 담대한 도전

M&A 전문 제휴사 에버코어 활용

쇼핑 리스트 만들어 국내기업 접촉

조만간 다수 크로스보더 딜 성사

항공기금융·발전소 인프라 등

유망 해외자산 투자도 확대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부사장)




국내 투자은행(IB)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온 NH투자증권(005940)이 올해 해외자산 투자와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중개 등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기로 했다. 글로벌 IB들이 독식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크로스보더(국경 간 M&A) 거래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담대한 목표도 내걸었다. ‘4조 클럽(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 5곳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체에 빠진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영채(사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부사장)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사업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 대표는 “우리 경제성장률이 최근 수년간 2%대에 머무르면서 주요 금융상품의 투자수익률도 2~3%대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낮은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면서도 4~5%대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조건에 걸맞은 해외 투자자산으로 항공기 금융과 물류창고 유동화, 발전소 인프라 등을 꼽았다.

정 대표는 올해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는 “미국은 은행의 위험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룰’ 적용으로 보유자산을 정리해야 하고 유럽 역시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자산 축소에 나설 것”이라며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좋은 자산들을 발굴해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춰 해외 대체투자 전문인력도 대거 영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글로벌 IB들이 독식해오던 국내 기업의 크로스보더 딜 유치전에도 공격적으로 뛰어든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전략적 제휴를 맺은 글로벌 M&A 전문 IB인 에버코어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에버코어는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2조달러(2,200조원)가 넘는 M&A 거래를 자문하며 전 세계 M&A 자문시장에서 라자드와 로스차일드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정 대표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전장사업 등 국내 대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춘 해외 기업을 인수하려는 수요는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에버코어와 협력해 만든 해외 기업 쇼핑 리스트를 들고 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만큼 조만간 다수의 크로스보더 딜이 성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올해 IB사업부의 실적 목표는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다.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탓에 기업공개(IPO)와 M&A를 포함한 국내 IB 시장도 위축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 대표는 “올해 순영업수익은 2,500억원, 경상이익은 1,5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IPO는 최근 상장주관계약을 체결한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바이오 자회사인 티슈진을 비롯해 올해 10여 개 기업의 상장주관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는 지난해 순영업수익 2,700억원, 경상이익 1,8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현상·박호현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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