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는 각각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SMBC 싱가포르 오픈과 유럽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이 막을 올렸다. 싱가포르 대회에 17명, 아부다비에 3명 등 무려 20명으로 구성된 ‘코리안 원정대’가 나섰다.
첫날 전투 결과가 썩 괜찮다.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센토사GC(파71)에서 시작된 싱가포르 오픈 1라운드에서 강경남(34)이 6언더파 65타로 공동 선두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보기 없이 버디 4개에 이글 1개를 더했다. 300야드가 넘는 장타와 그린을 단 세 번만 놓치는 안정적인 아이언 샷으로 군 전역 후 첫 승 희망을 품게 됐다. 통산 9승에 ‘승부사’라는 별명으로 국내 골프팬들에게 익숙한 강경남은 복귀 첫해인 지난 시즌 국내 투어 5개 대회에서 2위와 3위에 한 차례씩 오르며 연착륙했다. 국내 투어와 JGTO를 2년째 병행하고 있다.
송영한(26)과 이상희(25)·김승혁(31)도 상위권에 올랐다. 송영한은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지난해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조던 스피스(미국)를 1타 차 2위로 밀어내는 파란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송영한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골프인생에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면서도 “전년도 우승자지만 그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평소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JGTO 상금 3위 김경태(31)는 첫날 2오버파로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시즌 초반 한 달여 사이에 3승을 쓸어담은 기억이 있다. 국내 투어에서 상금왕과 대상을 동시 수상한 최진호(33)는 세계랭킹 15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함께 이븐파를 적었다.
아부다비GC(파72)에는 최근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없지만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주인공 더스틴 존슨(세계 3위·미국)이 있다. 존슨은 지난해 메이저 US오픈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플레이오프 대회 등 굵직한 무대에서만 3승을 챙겨 상금왕에 등극한 뒤 새해 첫 대회에 나섰다. 리키 파울러(14위·미국)도 출격하고 지난주 유럽투어 BMW남아공 오픈에서 매킬로이를 꺾고 10년 만에 우승해 화제를 모은 그레임 스톰(잉글랜드) 또한 나온다.
한국 대표는 안병훈(26)과 왕정훈(22)·이수민(24)이다. 세계 50위의 안병훈은 2015년 BMW PGA챔피언십 이후 1년8개월 만의 유럽투어 우승을 노린다. 왕정훈과 이수민은 지난해 유럽 무대에서 각각 2승과 1승을 올린 자신감이 무기다. 둘은 이런 활약 덕분에 이 대회에 처음 초대받았다. 왕정훈과 안병훈은 첫날 각각 4언더파, 3언더파로 존슨(이븐파)에 앞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수민은 3오버파로 주춤했고 8언더파의 스텐손(4위·스웨덴)이 단독 선두로 치고나갔다.
그동안 침체했던 한국 남자골프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세계주요 투어에서 12승(미국 1승, 유럽 3승, 일본 8승)을 쌓으며 경쟁력을 확인했다. 올해 국내 투어 대회 수 증가와 PGA 투어 대회 첫 국내 개최 등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해외파들의 맹활약까지 더해지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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