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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전셋값에 기댈곳은 은행뿐…작년 전세대출 34조 돌파

5대은행서 작년 10조 폭증

6년새 대출규모 15배 커져





전셋값 ‘고공행진’으로 전세난을 피해 서울 외곽으로 떠나간 ‘전세 난민’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난을 반영하듯 잔액 규모도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34조485억원으로 전년(23조6,636억원)보다 10조3,849억원 늘었다. 이는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 증가액(5조8,118억원)을 배 가까이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증가다.

더욱 문제는 증가 속도로 6년 사이 15배가 늘었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지난 2010년 2조3,196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말 잔액 기준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주택매매가 상승과 함께 전세난이 심화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급증 추세를 보여 2014년 처음으로 연간 증가액이 5조원을 넘어서며 누적 잔액은 17조8,51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20조원을 처음으로 넘겼으며 올해는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하며 3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대출자들이 은행에 빌리는 전세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전세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는 동시에 가처분소득은 줄어 경기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평균 전셋값은 2014년 말 2억9,368만원으로 3억원에 못 미쳤다. 그러나 2년 만에 4억2,051만원으로 1억2,000만원 넘게 뛰어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지난해 말 기준 73%를 넘어섰다. 서울 전셋값이 폭주하면서 ‘탈서울’을 선택해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경기도로 이주해가는 이른바 ‘전세 난민’들도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3억152만원이다. 경기도 전체로 확대하면 평균 2억5,168만원 수준으로 서울 전셋값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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