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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말고 '제대로'...삼성전자, 8단계 검증으로 안전·완성도 높인다

["갤노트7 배터리 결함" 최종 결론]

삼성SDI 배터리 '눌림 현상' 中ATL 제품 '비정상 돌기' 탓

충·방전 테스트 통해 확인...해외평가기관도 같은 결론

고동진 사장 "개발·제조·품질 모든 프로세스 기본보다 강화"

실사용 조건 반영한 안전설계...부품전담팀·안전자문단 구축

1차 리콜 소외 中소비자엔 거듭 사과·감사

하반기 갤노트8은 예정대로 출시될듯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2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 노트7 결함 원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송은석기자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고 원인은 본체의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문제가 아닌 배터리 결함으로 드러났다. 자체 조사를 벌인 미국 안전인증 회사 UL과 엑스포넌트(Exponent), 독일 인증 회사 TUV 라인란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3일 “완제품 및 배터리에 대해 각각 충·방전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모두 비슷한 비율로 소손 현상이 재현됐다”며 각각 다른 두 배터리 제품의 소손 원인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중국 ATL로부터 갤노트7 배터리를 공급받았다. 삼성SDI 배터리는 ‘젤리롤(배터리 소재를 돌돌말은 내용물)’ 오른쪽 상단의 음극(-)판 눌림 현상과 음극의 끝단이 곡면 부분까지 넘어온 현상이, 중국 ATL 부품은 양극(+)탭 내의 비정상적인 융착 부분(이음매)의 돌기와 일부 배터리의 절연테이프 미부착 상태가 결함 원인으로 지목됐다. 외부 인증기관(UL·엑스포넌트·TUV 라인란드) 역시 배터리 원인이라는 유사한 결과를 내놨다. 이중 TUV라인란드는 갤노트7 제조 공정과 포장, 물류, 보관 등 서비스 전반에 걸쳐 살폈지만, 위험요소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고 사장은 재발방지를 위해 HW 차원에서 안전성을 점검하는 8개 항목의 검사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배터리의 안전성·내구성 검사 주기 및 횟수 확대 △배터리 외관 이상 유무를 표준 견본과 비교 평가 △X레이 검사 통해 배터리 내부 극판 눌림 등 사전 발견 △배터리 해체 검사로 내부 상태·공정 품질 상태 점검 △배터리 전해질 누액 현상시 감지하는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 검사 △상온에서 배터리 전압 변화 유무를 확인하는 ‘OCV’(델타오픈서킷전압) 검사 △실사용 조건 완제품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충·방전 검사 △제품 출고 전 실사용 환경 가속에 따른 이상 유무 검사 등이다. 5개 항목은 이미 적용 중이며, TVOC 검사·X레이·해체 검사는 곧 적용한다.

안전 설계·알고리즘도 강화한다. 배터리 공간을 별도로 확보해 제품을 떨어뜨려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적용하고, 배터리 안전 설계 기준도 높인다. 또 충전 온도·전류·전압·속도 등 SW를 통한 보호 알고리즘도 강화키로 했다. 부품 전담팀도 신설하고 클레어 그레이 캠브리지대학교 박사, 거브랜드 시더 버클리대학교 박사 등 리튬 이온 배터리 관련 전문가 5명을 안전성 자문단으로 위촉했다.



고 사장은 “이번 교훈을 바탕으로 개발, 제조 등 모든 프로세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자문단은 앞으로도 삼성 제품이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함께 연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1차 리콜에서 제외된 중국 소비자들에게는 “갤럭시를 사용하고 아껴주는 중국 소비자들께 사과드린다며 ”더 좋은 제품으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거듭 감사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시장은 고무적인 반응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손 원인이 밝혀져야 다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긍정적”이라며 “협력사에 책임 안지우고 삼성이 안고 간다는 점도 이미지 차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만약 기기나 SW 문제라면 삼성 폰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지만, 배터리 문제로 결론 난 것이 긍정적”이라며 “검증 시스템 강화로 갤S8 안전에 대한 의구심은 상당 부분 불식될 것”이고 말했다.

소손 원인이 규명되면서 하반기 전략 제품 ‘갤노트8’은 예정대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전작이 발화 결함을 일으키기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브랜드를 버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리즈를 이어나간다. 이 제품에는 4K급 디스플레이와 한층 강화된 가상현실(VR)기능이 구현될 것으로 알려졌다./권용민·김창영·정혜진 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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