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 기록 행진을 석 달째 이어가고 있다. 체감경기가 계속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마저 불거지면서 가계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지난해 12월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75.0) 이후 7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CSI는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6.3포인트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두 달 연속 하락, 기록 경신 행진도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생활형편에 대한 체감경기 악화가 두드러진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생활형편 CSI는 87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2년 12월(85) 이후 4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6개월 후의 생활형편 전망 CSI도 91로 전달 대비 2포인트 떨어져 2012년 1월(91)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에 대한 시각도 크게 나빠졌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판단 CSI는 전월보다 4포인트 하락한 51을 기록했다. 다만 6개월 후 전망을 가리키는 향후 경기 전망 CSI는 67로 2포인트 상승했다. 취업기회 전망 CSI(69)와 금리수준 전망 CSI(126)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올랐다.
물가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와 비교한 1년 후의 물가수준 전망 CSI는 148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7포인트 올랐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7%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0.3%포인트 올랐다.
다만 주택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주택가격 전망 CSI는 지난해 12월 97에서 1월 92로 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114에서 11월 107로 내려간 데 이어 석 달째 내린 것이다. 가계저축 전망 CSI(91)와 가계부채 전망 CSI(99)는 한 달 전보다 나란히 1포인트씩 내려갔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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