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메가 FTA는 이미 분위기가 날아가면서 템포(속도)가 죽고 있다”며 “새로운 통상 로드맵에는 다자에서 양자로 가는 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통상환경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무역정책의 윤곽이 잡히는 취임 후 100일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신통상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1·4분기 안에는 우리 정부의 새 통상전략이 발표될 계획이다.
4년 만에 바뀌는 통상 전략의 핵심은 양자FTA 활성화다. 2013년 발표한 새 정부의 통상로드맵의 제1 과제는 ‘지역 통합 주도를 위한 FTA 추진’이었다. 기본 전략으로 기존에 구축된 한미·한유럽연합(EU) FTA를 중심으로 중국 중심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미국 주도의 TPP를 연결하는 핵심축(Linchpin) 역할을 내세웠다. 또 다른 핵심 전략인 한중·한베트남FTA 체결·발효는 이미 완수했다.
양자 FTA 선언은 최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TPP 폐기 등 메가 FTA의 끈을 끊어내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을 반영했다. 우리는 양자FTA 선언과 함께 정부는 남미최대경제권 메르코수르(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베네수엘라)와 중미 최대 경제국인 멕시코와 FTA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분기 메르코수르와 협상을 재개하고 멕시코도 곧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멕시코와 메르코수르는 우리나라와 FTA 협상을 시작했지만 각각 2008년, 2009년 중단됐다. 우리의 경쟁력이 뛰어난 제조업 분야 개방에 이들 국가가 소극적이어서다. 하지만 트럼프의 강력한 보호무역과 거친 통상정책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자 이 국가들도 각자도생을 위해 우리와 시장 개방은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협상 재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트럼프도 양자FTA를 강조한 만큼 세계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세종=구경우·이태규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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