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경제관념과 재테크에 대한 습관을 키우는 데는 주식만큼 좋은 것도 없다. 자녀와 경제신문이나 리포트 등을 보고 주식을 고르다 보면 경제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자산관리에 대한 안목도 기를 수 있다.
증권사 입사 15년 차인 임성훈 부장은 첫 딸이 태어난 2008년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 증권사에 딸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고 에스엠 주식 1,000주를 매수했다. 소녀시대의 팬이었던 임 부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래를 확신했다. 당시 1,500만원까지 미성년자에게 증여세를 내지 않고 증여가 가능했지만 추가로 돈을 내고 세금신고도 마쳤다. 8년이 지난 지금 임 부장의 딸의 계좌 평가금액은 2,400만원으로 불었다.
임 부장은 딸이 11살이 될 때 다시 1,000만원을 더 입금하고 딸과 상의해 주식을 살 예정이다. 11살인 이유는 증여공제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가족의 증여공제는 주식을 받는 사람이 배우자면 6억원, 성년 자녀는 5000만원, 미성년 자녀는 2000만원, 기타 친족은 1000만원을 공제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10년에 딱 한 번만 공제되기 때문에 이 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2000만원, 11세가 됐을 때 2000만원, 21세 때 5000만원, 31세에 5000만원을 증여한다면 사실상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원금 기준으로 총 1억4000만원을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다. 임 부장은 “에스엠 주식을 가지고 있는 딸은 에스엠의 아이돌을 단순히 스타로만 보지 않는다”며 “아이가 커가며 자연스럽게 기업가치와 같은 경제관념을 알게 되는 방법이 주식투자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는 자녀와 주식투자를 할 때 자녀들이 친숙한 기업을 우선 권한다.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와 같은 게임주는 부모세대에선 익숙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리니지, 몬스터길들이기 등의 게임으로 더 친숙하다. 와이지엔터, JYP, 키이스트, 큐브엔트, 초록뱀 등도 아이들에게는 엔터주라기보다 아이돌그룹의 소속사다./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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