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투자 비중 확대로 상장사의 배당금 증가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재칠(사진)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안정센터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7년 자본시장 전망과 정책 방향 세미나’의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김 센터장은 “외국인·연기금·보험 등 기관투자가의 유입 대신 개인투자자가 이탈하는 ‘주식시장 기관화’ 현상이 이어져 중장기 거래 회전율과 변동성 감소가 예상된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해 외국인·연기금·보험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5조6,00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으나 개인투자자와 펀드 자금은 11조2,0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 센터장은 “주식시장의 기관화와 함께 금융당국이 의결권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점도 상장사에 배당 확대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연은 올해 국내 코스피지수가 여전히 박스권 내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수익 개선이 예상되는데도 주가가 저평가된 만큼 투자 매력은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미국 금리 인상으로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
자본연은 또한 올해 증권업계의 주요 이슈로 증권사의 대영화, 규제 변화, 기술 혁명 등 3가지를 꼽았다. 조성훈 자본연 금융산업실장은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한 증권사 대형화의 급속한 진행과 함께 수익 구조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업계 전체의 모습이 변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재무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위험 관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블록체인을 비롯한 혁신적 기술의 자본시장 도입이 활발하게 추진되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실장은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금융당국의 건전화 방안 시행을 통해 성장 둔화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연은 국내 자산운용업이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상승, 해외 경기 회복 등으로 채권형보다 주식(혼합)형, 해외주식 등으로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며 “연기금의 중장기 자산배분,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실물펀드와 사모투자펀드(PEF)로의 자금 유입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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