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유탄을 맞아 건전성이 악화됐던 국책은행은 추가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심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다. 아울러 지점 및 인력 감축 등 방만경영 해소 작업도 병행된다.
산업은행은 하반기부터 산업 전망 등을 토대로 기업에 대한 대출한도를 정하기로 했다. 1년 단위로 계열별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설정해 계열 소속기업들이 속한 산업에 대한 분석과 기업의 재무상태, 자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빌려줄 수 있는 자금의 한도를 사전에 정하는 식이다. 지금까지는 해당 투자건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여신심사가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산업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면 여신한도가 줄어든다.
수출입은행은 해외 차주에 대한 별도의 여신심사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해외 대출이 많은 특성을 반영한 조치다. 또 3억달러 이상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에 대한 중장기여신실무협의회의 사전심사를 강화해 부실여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모든 대출에 대해 반기별로 건전성 분류를 재점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4.46%인 부실여신(고정이하 여신) 비율을 오는 2020년까지 2%로 줄이기로 했다.
방만경영 방지를 위해 조직 슬림화를 비롯한 자구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10월 방만경영을 방지하기 위한 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산은은 올해 말까지 3개 지점을 추가로 폐쇄하고 수은은 단계적으로 부행장 직위를 2명으로 줄이는 등 관리자 직급 인원을 10% 감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기 위해 산은과 수은 모두 3개월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한 기업에 대해 임직원의 재취업을 전면 금지하도록 내규를 개정했다. 재취업 금지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성동·대우조선 사외이사부터 적용된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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