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민영 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한 우리은행은 경쟁사와 달리 ‘과점주주’ 중심의 집단경영이라는 실험적 지배구조의 틀을 구성했다. 따라서 7곳의 과점주주가 원하는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이익도 실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광구 은행장은 “과점주주는 새로운 지배구조의 시험대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사외이사들과 긴밀한 의견 교환을 통해 은행의 경영성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차기 행장으로서 포부를 전했다.
우리은행이 추진하는 지주사 전환에서도 과점주주의 합의를 이끌내는 것이 시급하다. 2010년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체제였지만 민영화를 위해 몸집 줄이기를 하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보험사, 지방은행 등의 계열사를 매각한 바 있다.
지금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만 자회사로 유지되고 있다. 지주사를 구축하려면 보험사나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거나 새로 형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한화생명· 동양생명)와 증권사(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자산운용사(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으로 이뤄진 과점주주들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광구 행장은 해외에 진출한 점포를 활용해 아시아 톱10, 나아가 글로벌 톱50에 진입한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은행의 전반적인 실적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이 10.5%로 2019년까지 맞춰야 할 국제기준에 적합하다.
이광구 행장은 “올해 1조3000억~1조5000억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 0.5%포인트의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며 “매년 0.5%포인트씩 개선된다면 기준을 충분히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내부에선 상업-한일간의 계파갈등, 개인적으로는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논란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서야 한다. 서금회라는 딱지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이 행장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의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통해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 행장은 “두 은행출신 간 임원수를 동수로 맞춰왔지만 객관적인 기준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라며 “외부 기관의 컨설팅을 받아 평가 기준과 인사 원칙 등에 대해 모범답안을 만들어 노조와 협의 후 빠르면 오는 12월부터 이 기준을 바탕으로 인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서금회는 단순한 모임이고 정치적 영향력도 없다. 무시해도 좋다”며 말을 줄였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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