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슈퍼 호황에 힘입어 5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올해도 메모리 수요 증가와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4분기에 매출 5조3,577억원, 영업이익 1조5,36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영업이익은 55.3% 늘어났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이며 영업이익도 2015년 3·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특히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7,260억원)와 비교하면 111.6%나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8.7%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SK하이닉스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4·4분기에 수요 강세와 가격 상승에 따라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지속됐고 환율도 상승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4·4분기 D램 출하량은 서버와 모바일 수요 강세로 전 분기 대비 13% 늘었고 평균 판매가격은 14%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는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3% 줄었지만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임베디드멀티칩패키지(eMCP) 제품 판매 증가로 평균 판매가격은 14% 상승했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램은 모바일과 서버에서 기기당 D램 채용량 확대가 수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모바일 업체들이 제품 사양을 계속 고급화시키고 듀얼카메라 채용도 증가하면서 4GB 이상의 D램을 채용하는 제품 비중이 늘어나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D램 수요 증가는 20% 수준이 예상되는 반면 업체들의 투자가 D램보다는 낸드에 집중되면서 공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낸드 시장 역시 스마트폰 업체들의 탑재 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지난해 수요 성장을 촉진시킨 엔터프라이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등이 이어져 올해 수요 증가율이 30% 중후반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20나노 초반급 D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10나노급 D램도 양산을 시작해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성장세가 가파른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는 이천공장의 M14 2층에 3D 제품을 위한 클린룸을 마련,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4세대(72단) 3D 제품도 개발을 올해 상반기 중 완료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재무기획본부장(전무)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말부터 48단 3D 낸드 제품 출하를 개시했고 올해 상반기 중 다음 세대인 72단 제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올해는 총 7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대응과 관련, “현재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거나 운영하는 계획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언론을 통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은 보도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우리 제품은 부품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비교적 적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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