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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통 품는 바이오벤처

코아스템·유바이오시스 대형제약사 임원출신 영입

"마케팅 보강" vs "R&D는 뒷전" 업계 평가 엇갈려

영업·마케팅에서 잔뼈가 굵은 제약계 인사들이 바이오벤처로 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약점으로 꼽히던 마케팅 보강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긍정론과 함께 눈앞의 실적에 매달려 연구개발(R&D) 중심의 벤처 정신에서 이탈했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코아스템은 지난 2일 마케팅 전문가인 양길안 전 명인제약 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2003년 설립된 코아스템은 루게릭병, 루푸스, 무산소성 뇌 손상 등 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회사다. 의사 출신으로 루게릭병 치료제 R&D에 몰두하던 김경숙 대표가 줄곧 회사를 이끌어왔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영업·마케팅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생 바이오 기업 유바이오시스는 ‘우루사’ 등의 성공 신화를 쓴 마케팅 전문가 정난영 전 대웅 사장을 회장으로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2010년 설립된 유바이오시스는 혈액 점도를 측정하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의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혈액과학과 관련된 획기적인 의료용 제품들을 개발해 종합 바이오메디컬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게 목표다. 제품의 시장 안착 및 글로벌 제품 육성을 위해 영업·마케팅의 노하우가 풍부한 정 회장을 삼고초려해 영입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약 개발부터 건강기능식품까지 헬스케어 사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는 휴온스그룹도 마찬가지다. 휴온스는 국내외 제약사 영업 마케팅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들을 바이오토피아 등 계열 자회사 사장 및 임원으로 잇따라 불러들였다. 미용 필러를 생산·판매하는 휴메딕스도 마케팅본부 수장으로 LG생활건강 출신을 선임해 화장품 사업 강화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바이오벤처 업계에서 영업맨이 약진하는 데 대한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뛰어난 기술력에도 마케팅이 약해 시장 입지를 다지지 못했던 기업들의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R&D 대신 영업에만 집중해왔던 과거 제약사들의 모습을 답습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최근 제약사들이 오히려 R&D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영업력으로 힘을 분산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 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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