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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갤러리 환호받을 '필드의 검투사'는

PGA 피닉스 오픈 개막

고성·음주 허용…거대한 파티장

'콜로세움' 별칭 16번홀이 명물

관중엔 해방구 선수엔 악명높아

기록의 사나이 토머스 복귀전

김시우·안병훈·노승열 출사표

TPC스코츠데일 16번홀. /사진제공=피닉스오픈




2일 밤(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 오픈은 타이틀 스폰서인 웨이스트매니지먼트 외에도 후원기업이 24개나 된다. 포드·코카콜라·마이크로소프트도 있다. 670만달러의 총상금은 PGA 투어 평균 수준이고 메이저대회가 아닌데도 기업들은 앞다퉈 피닉스 오픈을 후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이다.

피닉스 오픈은 전 세계 골프대회 중 최다 갤러리를 자랑한다. 나흘짜리 대회 일정이 포함된 1주일 내내 관중을 받는데 지난해 총 관중 수는 무려 61만8,000여명이었다. 3라운드 경기가 열린 하루에만 20만1,000여명이 대회장을 찾았다. 프로암 이벤트와 연습 라운드에도 각각 수만 관중이 몰리는 골프대회사의 돌연변이다.

‘신·구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각각 다른 대회 일정과 부상으로 안 나오지만 주최 측은 올해도 흥행을 자신한다. 피닉스 오픈은 골프팬이라면 누구나 초대받고 싶은 가장 흥겨운 파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TPC스코츠데일로 대회장을 옮긴 지 30년 되는 해다.

거대한 파티장인 TPC스코츠데일에서도 최고 ‘핫플레이스’는 16번홀(파3)이다. 홀 주변에 설치된 2만석의 초대형 임시관중석은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을 떠오르게 한다. ‘콜로세움’ ‘스타디움 홀’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보통의 골프대회장에서 보이는 ‘조용히’ 따위의 손팻말은 여기서는 쓸모가 없다. 고성과 음주가 허용돼 미국 최대 스포츠축제라는 슈퍼볼 열기에 못지않다.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은 피닉스 오픈 마지막 라운드가 진행되는 6일 오전에 열린다.



16번홀은 관중에게는 해방구지만 선수들에게는 가장 악명높은 홀이다. 난도 때문이 아니다.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 혹독한 야유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실수한 선수는 아우성치는 좀비들 속에 외롭게 선 최후의 인류가 되고 만다. 물론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면 슈퍼히어로 대접을 받는다. 재미동포 제임스 한은 4년 전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강남스타일’ 말춤을 춰 스타가 됐다. 주인공이 될 자신이 있다면 화끈한 세리머니를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시우와 노승열은 1일 이 홀에서의 연습 라운드 영상과 사진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우승했다. 한국은 김시우·노승열과 최경주·안병훈·강성훈으로 반격에 나선다. 우승상금 120만6,000달러와 전국구 스타로의 직행티켓이 기다리고 있다.

최고 기대주는 저스틴 토머스(24·미국)다. 새해 들자마자 2주 연속 우승에 최연소 59타, PGA 투어 72홀 최소타 등으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토머스는 2개 대회를 건너뛰고 다시 필드에 섰다. 그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2016-2017시즌의 6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쓸어담았다. 애리조나주립대 출신에 이 대회에서만 3승을 올린 ‘피닉스 오픈의 남자’ 필 미컬슨(미국), 지난 22일 꿈의 59타를 친 애덤 해드윈(캐나다)이 토머스의 동반 플레이어다. 조던 스피스와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는 지난주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혼 람(스페인)과 같은 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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