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투자형 사모펀드(PEF·바이아웃 펀드)의 연간 자금모집 규모가 지난해 3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 국내 ‘빅3’ PEF 운용사(GP)가 지난 2015년 이미 다수의 실탄을 확보한 탓에 지난해는 자금모집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대형 PEF 운용사는 통상 2~3년 주기로 신규 펀드 결성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PEF의 신규 자금모집 규모가 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1조8,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국내 PEF의 신규모집액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와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줄곧 오름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결성된 PEF 숫자는 109개로 2015년과 비교해 43.4%(33개) 증가했다. 다만 PEF 1개당 평균 신규모집액은 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은 2015년 10월 사모펀드 제도개편을 추진하면서 PEF 결성 규제를 사전등록제에서 사후등록제로 완화한 게 숫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5년에는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IMM PE 등 소수의 대형 운용사가 대형 M&A 거래를 위해 총 4조2,600억원을 끌어모아 PEF 1개당 평균 신규모집액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는 1,000억원 미만의 소형 PEF가 다수 결성된 점이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조성된 PEF 중 가장 큰 규모로 금융당국에 보고된 것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으로 5,726억원의 신규자금을 모집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 PEF를 통해 펀드가 보유한 기업 지분을 사거나 구조조정 중인 대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PE)이 지난해 5,160억원 규모의 9호 PEF를 결성했고 한앤컴퍼니(3,335억원),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3,317억원),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3,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는 국내 1위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전 세계에서 끌어모은 41억달러(약 4조8,000억원) 중 일부를 국내 기업 투자 시 금융당국에 등록할 예정이어서 연간 신규모집액은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PEF의 주요 자금창구인 국민연금 등이 지난해 대규모 출자 사업을 마무리한 탓에 올해는 국내 운용사의 자금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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