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합병을 통해 국내 1위의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난 미래에셋대우가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활용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선다. 자기자본 7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유일의 메가 증권사로 덩치를 키운 만큼 단순 M&A 중개를 넘어 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독식해온 기업 M&A 컨설팅, 인수금융까지 보폭을 넓히겠다는 뜻이다.
김상태(사진) 미래에셋대우 IB 1부문 대표(부사장)는 지난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수의 대형 M&A를 성사시킨 미래에셋그룹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셋대우도 M&A 중개가 아닌 직접 인수에 뛰어들 것”이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한 계열사와 손잡거나 단독으로 인수에 뛰어드는 방안 등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 6조7,000억원대의 초대형 증권사로 몸집을 키운 만큼 이러한 강점을 살려 글로벌 IB들의 독무대이던 M&A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통합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그룹의 해외투자 노하우와 트랙 레코드(거래실적) 등을 적극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은 지난 2011년 휠라코리아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계 최대의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경험이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중요한 M&A 딜들은 글로벌 IB들에게 빼앗겨왔던 게 현실”이라며 “통합 법인 출범을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투자할 만한 딜을 적극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해외사업 확대도 미래에셋대우가 풀어야 할 과제다. 더욱이 통합 이후 국내를 넘어 글로벌 IB로 거듭나려는 미래에셋대우로서는 늘어난 자기자본을 활용한 해외 투자 확대가 필수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미국 뉴욕법인에 총 2억5,000만달러를 유상증자로 투입해 현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초대형 IB 출범에 발맞춰 좁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자 고민 중”이라며 “기존 국내 기업 대상의 비즈니스 가운데에서도 해외 신흥 기업에 접목할 만한 것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통합 미래에셋대우를 이끌어갈 부문별 대표 내정 인사를 통해 부사장 승진과 동시에 IB 1부문 대표로 발탁됐다. /김현상·지민구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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