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탈퇴하고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6일 전경련에 정식으로 탈퇴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지난 1961년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경련)를 발족하고 초대 회장에 오른 지 56년 만이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4대 기업(삼성·현대자동차·SK·LG)이 모두 탈퇴를 공식화하거나 검토하면서 전경련은 해체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는 6일 전경련에 회원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삼성SDS는 물론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등 전경련에 가입된 나머지 계열사도 조만간 모두 삼성전자를 따를 계획이다. 전경련에 가입한 삼성 계열사는 15곳이다.
전경련은 1961년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부의장이 호암에게 요구해 정부와 산업정책을 공조할 목적으로 발족했다. 호암과 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고 최종현 SK그룹 창업주,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 상남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등 한국 경제계의 거물들이 역대 전경련 회장을 맡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LG는 전경련 탈퇴를 공식 통보했고 현대자동차는 올해부터 회비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탈퇴를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지난해 12월6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2015년 기준 연간 회비(492억원)의 71%를 차지하는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전경련은 회원사들의 도미노 이탈과 함께 해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삼성 미래전략실은 이날 별도의 입장자료에서 “(이 부회장의) 약속대로 미래전략실은 해체한다”며 “삼성을 향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가 끝나는 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삼성의 사령탑 역할이 향후 모습을 드러낼 삼성 지주회사로 옮겨가거나 계열사들의 자율경영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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