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요. 상장사 실적이 이미 지난해부터 개선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각종 악조건 속에서도 실적이 개선된 것을 보면 수년간 우리 기업이 갇혀 있던 불황형 흑자 구조를 뚫었다는 지적이 나올 법도 한데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IT·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된 얘기일 뿐 전반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87개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4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전년인 2015년 118조원에서 22조원 가량 불어난 것입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기업도 대폭 늘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 기업은 총 38개사로, 전년에 비해 10곳이 새로 추가되거나 재진입했습니다.
이를 두고 국내 기업들이 매출 신장보다는 비용을 줄여 이익을 내는 불황형 흑자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처럼 이익이 증가한 것은 국내 기업들이 수년간 기초체력을 강화해온 덕분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업종 전반을 살펴보면 여전히 불황형 흑자 쪽에 가까워 보입니다. IT·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서 제비가 돌아온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봄이 왔다고 얘기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류용석 / KB증권 시장전략팀장
“아직은 매출 증가가 수반되는 이익증가 섹터가 제한돼 있습니다. IT, 반도체 몇몇 쪽에 국한돼 있고… 전체적인 기업의 이익 증가를 기업의 체질이나 성장이 수반됐다 보기는 아직은 어렵죠”
[인터뷰] 안중기 /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일부 기업의 이익이 증대한 건 맞거든요. 이거는 경기가 부진하다 해서 모든 업종이 다 침체되는 건 아니잖아요. 일부 업종은 침체된 상황에서도 양호한 경기상황 유지하고 있는데 그런 업종에서 발생한 현상이지. 전반적으로 체질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철강업종의 경우 전체 매출이 늘었다기보단 원가가 싸지면서 비용이 줄어 이익이 발생했고 조선업종은 손실이 줄어서 나타나는 비용통제로 이익이 는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해 최고 실적을 기록한 석유화학업종 역시 원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가가 하락한 덕분이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린 것은 아니어서 기업 체질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