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국내 367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트럼프 정부의 국내경제 영향에 대해 62.9%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보통은 36.8%, 긍정적은 0.3%에 불과했다. 부정적 전망의 근거로 △미국 우선주의 △동맹국 상호주의 등이 꼽혔다. 중견련 관계자는 “미국 우선주의가 기업이익 감소, 세부담 가중,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공약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중견기업 절반 정도는 보호무역 강화가 핵심인 미국 우선주의(46.9%), 국가방위비 청구로 이어질 동맹국 상호주의(43.3%)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기업 미국 유치(30.5%), 화석연료 생산 확대(20.7%),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9.5%)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3개 정책 모두 미국의 경기 부양으로 대미 수출이나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중견기업들은 우리 정부의 정책 과제로는 한미협력 강화(43.6%), 한미 통상마찰 대응방안(24.5%), 투자대상 산업 기회 활용(15.5%) 등을 꼽았다.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커다란 위협에 직면했다”며 “정부는 경제와 외교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