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추나요법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참여할 한방의료기관 65곳(한방병원 15곳, 한의원 50곳)을 선정하고 이 같은 진료비(수가) 체계를 오는 13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방의료기관의 추나요법 진료비가 표준화되고 환자의 본인 부담이 60~7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정형외과·재활의학과 병·의원에서 비슷한 물리치료(도수치료)를 해주고 소요시간에 따라 회당 30만원까지 받는 곳이 있는데 이런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 거품’이 점차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남점순 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은 “민간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오십견 등으로 추나요법·도수치료를 받을 경우 회당 10만~15만원을 받는 곳이 많은데 한의계와 협의해 책정한 추나요법 건강보험 시범사업 최고 진료비(약 6만4,000원)의 2배 수준으로 꽤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추나(推拿)요법은 한의사가 손 등 신체 일부분, 추나 테이블 같은 보조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신체 구조에 유효한 자극을 가해 관절·근육·인대 등을 조정·교정하고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한방 수기(手技)요법 중 하나다. 지금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전액 본인 부담해야 했고 가격 편차도 컸다.
복지부는 한방의료기관이 받는 건강보험 추나요법 진료비를 전문성에 따라 단순추나, 전문추나(관절교정), 특수추나(탈구) 등 3단계로 나누고 4개 신체 부위(두경부, 흉·요추부, 상지부, 골반·하지부) 중 몇 개 부위에 실시하는지에 따라 약 1만6,000~6만4,000원의 서비스 가격을 책정했다.
환자는 이 가격의 40%(한방병원) 또는 30%(한의원)만 부담하면 된다. 외래 본인 부담액은 한의원이 4,800~1만8,400원, 한방병원이 6,700~2만5,600원으로 대부분 지금보다 60~70%가량 줄어든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추나요법을 받을 경우 입원환자는 하루 2회까지, 외래환자는 1회만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한의사는 현행법상 정형외과 의사 등과 달리 물리치료사에 대한 지도권이 없기 때문에 직접 추나요법을 시행하는 것만 가능하다. 65개 시범기관을 뺀 다른 한방의료기관에서 추나요법을 받을 경우에는 이 같은 혜택을 볼 수 없다. 의료급여 환자도 마찬가지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부천자생한방병원의 남항우 원장(척추신경추나의학회 학술위원장)은 “건강보험 시범적용으로 일반 국민들이 진료비 부담을 덜고 우리 몸의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추나요법의 효과를 입증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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