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잇따라 지난해 성적표를 공개하고 있는데요. 많게는 한 해만에 40% 넘게 순익이 증가할 정도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저금리로 인한 순이자마진 감소와 대규모 명예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인데요.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올해 은행권 실적은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금융지주는 5년 만에 순이익 2조원 대에 재진입했는데, 국민은행이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에 5,000억원의 비용을 쓰고도 1조원 가까운 순익을 올린 덕입니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 2조8,000억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계열사 중 신한은행 한 곳에서 2조원 가까운 순익을 올렸습니다.
이는 한해 전보다 약 30% 늘어난 것입니다.
이밖에 KEB하나은행이 1조3,872억원, 우리은행도 2012년 이후 최고 실적인 1조2,613억원의 순익을 냈습니다.
은행들의 지난해 호실적은 대출상품을 싼 이자로 많이 파는 ‘박리다매’ 효과를 본 덕입니다.
보통 저금리가 길어지면 예대마진이 줄면서 은행 실적이 나빠지는데, 이자가 저렴한 시기를 활용해 집을 얻으려는 가계대출 수요가 몰려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여기에 올해 금리 인상이 본격화 되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즉 대출로 남길 수 있는 이익도 증가합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은행들이 올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상장된 은행들이 거둔 지난해 당기 순익은 전체 9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올해는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있어 대출 늘리기는 쉽지 않아졌지만, 은행 순익에 미칠 영향은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
“대출이 더 줄어드는 것은 아닐 거고요. 증가율이 조금 둔화될 텐데, 올해도 4%대는 대출이 늘 거고요.”
또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이 이미 마무리된데다 지난해 각 은행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인 점도 긍정적입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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