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택시·버스·자가용, 모두 우리가 어디론가 움직이기 위해 이용해야 하는 이동수단이다. 교통수단들은 지금껏 각각의 명칭과 개념으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급격히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우버·리프트·짐라이드·사이드카·집카 등은 최근 미국에서 급격히 성장 중인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 이동수단이다. 이 중 어느 것도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은 없지만 이동수단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는 대표주자다.
자동차 제조업 역시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거대한 밸류체인을 형성해 대규모 고용과 협력업체, 이들을 통한 생산과 판매가 중심인 자동차 제조업은 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자동차,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커넥티드카까지 등장하면서 큰 변화를 맞았다. 스마트폰의 출현 같은 기존의 전통적인 제품체계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장치 또는 기계의 개념으로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우리는 자동차산업과 운송체계를 정의해온 모든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기존의 ‘다양한 교통수단과 차종’이 새로운 ‘탈것과 타는 방법, 그리고 주행하는 방법’으로 단순화되고 또 전혀 다른 기술들이 융합되는 최근의 현상은 모두 ‘이동-모빌리티’의 개념으로 축약할 수 있다.
모빌리티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단순한 이동 개념에서 환경보존은 물론 생활 패턴, 편리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교통혼잡과 환경오염에 민감한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장기적인 미래 모빌리티 계획을 수립하고 2~3년 내 싱가포르 전역에서 자율주행차량 운영을 계획 중이고 프랑스에서도 15인승 미니 자율버스가 승객을 태우고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집에서 간단히 자동차를 충전하고 아이를 유치원에 자동차가 스스로 태워다 주는 동안 아이는 차 안에서 간식을 먹으며 만화영화를 볼 수 있는, 최신기술이 집결된 모빌리티 세상이 머지않아 보인다.
지속적인 새로운 개념의 ‘탈것’과 ‘이동 중 할 것’의 출현은 지속적으로 융합되며 국가·도시·지역별 특성에 따라 전혀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이 나타날 것이다.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하면서 새로운 기회도 등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상용화 가능 여부가 아니다.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는 우리의 이동패턴과 이동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효용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이동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편의를 즐길 수 있는 가치의 변화를 어떻게 준비할지가 중요하다.
골프를 하며 간단한 게임을 하곤 한다. 서양인에게 우리의 게임방식을 설명하면 대부분 다양성에 놀라고 즐거움에 두 번 놀란다. 우리 민족은 콘텐츠에 강하다. 스토리가 있고 풍류가 있다. 이미 자동차의 개념은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화했다고 단언한다. 이제는 다음 라운드인 듯하다. 20여년이 안되는 기간 동안 세계 5위인 한국의 자동차산업과 세계 3위권 이내의 렌터카 산업, 세계제일의 반도체 기술에 우리의 콘텐츠를 융합한다면 머지않아 열릴 새로운 ‘탈것의 혁명-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할 또 하나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윤규선 AJ렌터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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