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1980년대 중반 잠실 일대 개발에 한창이던 서울시는 석촌호수 북쪽 15만7,289㎡(4만7,580평) 규모의 상업 지역 개발을 어느 기업에 맡겨야 할지 고민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최라는 국가적 행사를 앞둔데다 잠실 일대가 관광대국의 꿈을 그릴 핵심 지역임을 일찌감치 예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 거대하고 중요한 땅을 책임 있는 기업과 수십년에 걸쳐 개발하기를 원했고 율산·한양 등의 후보자를 거쳐 결국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화답했다. 국내 관광·쇼핑시설 역사의 1차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롯데월드(호텔·백화점·테마파크)의 탄생 스토리다. 이로부터 30년이 흐른 현재 관광대국을 꿈꾼 정부와 롯데의 컬래버레이션이 2차 혁명을 이뤘다. 바로 제2롯데월드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롯데월드타워’가 마침내 서울시의 사용승인을 받은 것이다.
높이 555m, 123층의 전 세계 5위 초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2010년 11월 착공한 지 6년 만인 오는 4월 정식 개장한다. 롯데월드타워 건설사업은 1987년 사업지 선정 이래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이 30년 동안 대를 이어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롯데물산·롯데쇼핑·롯데호텔이 사용 승인을 신청한 롯데월드타워 전체 단지에 대해 9일 최종 사용승인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월드타워 건설사업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건물 내부 인테리어 및 시설 작업, 직원 채용 등의 준비를 거쳐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을 맞는 4월에 롯데월드타워를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롯데 측의 사용 승인 신청 후 자체 점검, 시민·전문가 합동자문단 현장 점검, 시민 대상 사전 개장과 대규모 민관합동 재난대응훈련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사용승인 결정을 내렸다.
4조원이 투자된 롯데월드타워는 그야말로 초고층 빌딩의 끝판왕이다. 지하 6층, 지상 123층(지상 555m) 높이로 총 연면적은 축구 경기장(가로 105m·세로 68m) 115개를 합친 80만㎡에 달한다. 타워 건물 내부는 기업용 사무 공간인 ‘프라임오피스’, 최고급 주거시설인 ‘시그니엘 레지던스’, 6성급호텔 ‘시그니엘서울’, 500m 높이의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혹자는 롯데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도 얘기하지만 관광보국이라는 비전을 갖고 수십년간 뚝심을 발휘한 것은 신격호 회장의 지지와 롯데의 역량 덕분에 가능했다”며 “이제 전 세계 어디에서도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한국의 대표 관광지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준공에 필요했던 최첨단 기술과 노력들도 전무후무한 스토리다. 롯데는 롯데월드타워를 똑바로 세우기 위해 무려 4대의 인공위성과 교신하며 수직도 오차범위를 ±25㎜로 관리했고 75만톤에 달하는 타워 무게를 감당하려 지하 38m 깊이까지 터를 파고 화강암 암반층에 30m 길이, 직경 1m의 파일 108개를 설치했다.
롯데 측은 4조원을 투자해 건설한 롯데월드타워의 정식 개장을 계기로 2021년까지 연평균 500만명의 해외 관광객들을 잠실과 송파구로 끌어들이고 고용 및 생산 유발 등을 통해 약 10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경훈·신희철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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