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인 일반은행과 달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등 특수은행들은 지난해 기업구조조정의 여파로 실적이 곤두박질 쳤는데요.
올해 재도약을 꿈꾸는 특수은행들에서 설립 목적에 따른 ‘초심으로 돌아가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갈수록 불확실하고, 변화 속도도 빨라지는 시장 환경 속에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려면 조직의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 입니다.
[기자]
지난해 해운·조선 구조조정의 여파로 크게 흔들렸던 특수은행들이 설립목적에 따른 정체성 강화에 나섰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 등 금융환경은 올해 더 불확실해진 가운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농협은행은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올해 새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농협법 1조에 충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달 초에는 ‘농협은행 3.1 전략 컨퍼런스’를 열고 임직원의 농심 이념 무장과 농심에 기반한 마케팅 전개, 범농협 시너지 추진을 3대 실행방안으로 정했습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컨퍼런스에서 “과거엔 수익센터 역할이 농협은행의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농심이 목적이며 수익센터는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 중요 산업자금을 공급·관리하는 산업은행과 무역·해외투자를 지원하는 수출입은행은 국가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제일 역점을 두는 게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것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차라리 정책적으로 좋은 상품 만들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은 올해 신성장 분야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덕훈 수은 행장도 올초 경영계획을 발표하며 “우리의 역할은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전쟁하는 우리 기업들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본연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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