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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이어 유럽 리스크까지…기업 "수출엔진 꺼지나" 발동동

美 보호무역·中 사드보복 버거운데

유럽도 정치·경제불안에 수출 먹구름

동유럽 투자 확대·현지기업 협력 등

새 수출 활로 개척에 사활 걸어야





전라도 광주에서 생산한 가전제품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동부대우전자는 프랑스에서 스포츠마케팅을 펼치면서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있지만 올해 유럽 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유럽연합(EU)의 분열 조짐이 있다 보니 경기에 영향을 많이 줄 것으로 우려된다”며 “유럽 지역은 프리미엄 가전, 빌트인 가전이 강세인데 전체적으로 시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달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으로 유럽에서 정치·경제 변수가 잇따르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맞물려 가뜩이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몰려든 상황에서 회복세가 시작된 유럽 시장마저 흔들릴 경우 비빌 언덕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생존 위기에 직면한 조선업계는 유럽의 경기 악화가 글로벌 물동량 감소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KOTRA와 무역협회 등 국내 수출 유관기관은 올해 EU 회원국이 저금리와 양적완화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예측했다. 경기가 완만한 성장세로 돌아선 가운데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유럽 기업들이 살아나면서 유럽 전반에 소비와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의 유럽 수출 역시 최근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해 극심했던 수출 부진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유럽 수출은 13.4% 늘어났으며 선박·일반기계·자동차 등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KOTRA가 최근 유럽 소재 바이어·지상사 16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국내 기업들의 유럽 수출은 지난해보다 3.8%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유럽 수출 전망에 ‘파란불’만 켜기에는 변수가 너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국이 EU는 물론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이탈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한 가운데 협상 흐름에 따라 영국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 경기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EU 경기 위축→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타격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는 국내 기업들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또 4월로 예정된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극우정당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등 유럽 전반에 보호무역 기조가 강해지고 있는 것도 수출기업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유병세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는 “유럽 주요 국가의 대선 결과가 미국처럼 빗장을 걸어잠그는 보호무역 강화 쪽으로 나오면 글로벌 물동량이 감소할 수 있어 조선업에는 치명적”이라며 “유럽의 정치 및 통상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올해 유럽 시장 전망을 완만한 회복세로 기대하면서도 지난해 자동차 판매 호조에 따른 기저 효과로 올해는 실적이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유관기관들은 유럽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수출 활로를 모색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KOTRA는 9일 무역 그리스 아테네에서 김재홍 사장과 23명의 유럽 무역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올해 유럽 시장의 활로로 △소비재·조선기자재 분야에서 프리미엄 제품 소비 증가 △동유럽 인프라 투자 확대 △유럽기업과의 기술협력·투자유치 등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면밀한 분석을 통한 기회 요인 창출이 필요하다”며 “유럽은 미국 중국과 함께 우리의 3대 시장인 만큼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홍우·한재영·김현진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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