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연인들끼리 초콜릿을 주고 받는다. 초콜릿은 연인 간의 달콤한 밀어를 대신하기에 좋은 선물이다.
초콜릿에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물질인 ‘도파민’의 원료 페닐알라닌 아미노산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 초콜릿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를 줄여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같은 효과를 인식한 고대 잉카 제국에서는 초콜릿을 최음제와 강장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진짜 사랑의 묘약은 우리 뇌 속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노르웨이 오슬로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뇌에서 분비되는 ‘키스펩틴’(Kisspeptin)이라는 호르몬이 사랑의 감정과 성욕을 높인다는 결과를 지난달 ‘JCI’(임상연구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평균 25세의 이성애자 남성 29명에게 이 호르몬을 주사한 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를 관찰한 결과 사랑이나 성욕을 담당하는 뇌 변연계 여러 부위의 활성이 주사를 맞지 않았을 때보다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키스펩틴 보다 잘 알려진 뇌 속 ‘사랑의 묘약’도 있다.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호르몬은 사람은 물론 포유류의 짝짓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옥시토신의 기능은 프레리 들쥐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북아메리카에 사는 프레리 들쥐는 평생 같은 짝과 짝짓기를 하며 함께 사는데, 옥시토신이 이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만일 옥시토신이 작용하는 수용체 단백질이 망가진 수컷이라면, 이런 일부일처 행동이 사라진다. 사실 옥시토신이 가장 많이 나올 때는 임신과 출산 때다. 옥시토신은 임신 초기부터 나와 후기로 갈수록 점점 많이 나오는데, 엄마와 태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분만 시에는 엄마의 옥시토신 양이 최대치가 되고, 유선 주위의 근육세포를 자극해 아기에게 줄 모유를 만드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옥시토신은 이렇게 여성을 엄마로 만드는 역할을 하므로 ‘엄마 호르몬’이라는 별명도 있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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