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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산업바통] "제품만 팔던 시대 끝나"...GE, 엔진 리스서 관리까지 토털서비스

<3> 제조업도 서비스다

산업용 IoT 활용...부품상태 등 실시간 수집·분석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후에도 SW 지속 업데이트

4차 산업혁명시대 맞아 제조·서비스업 협력 필수





제너럴일렉트릭(GE)은 최근 비행기 엔진을 판매하는 대신 리스를 해주고 산업용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엔진 유지보수 관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엔진에 부착된 센서와 산업용 사물인터넷으로 엔진의 사용현황과 방식, 사용상 효율, 부품 마모상태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다. 단순히 엔진을 만들어 팔던 방식을 버리고 기존 제품에 서비스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고객 만족의 수준을 높인 것이다. GE는 이 같은 혁신 등으로 글로벌 저성장 속에서도 지난해 연매출이 1,174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4차 산업혁명의 도전에 선제 대응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기존 산업의 핵심이던 제조업마저 ‘서비스화’하고 있다. 최종재와 중간재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저성장 시대에 더 이상 물건을 만들어 팔기만 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제조업의 국내 회귀 촉진하는 4차 산업혁명=글로벌 기업들이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추구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인 투자위축으로 최종재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투자 및 성장을 이어오던 중국이 구조조정과 경기 둔화로 위축된 상태고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약세로 원유·원자재 수출국들도 돈주머니를 움켜쥔 상황이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다소 회복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고 기계·전기·전자·조선 등의 최종재 글로벌 수요는 2011년 237(2000년 글로벌 수요=100 기준)에서 2014년 227.6으로 10포인트가량 줄었다. 한국 역시 무역 호황기인 2000~2008년 전자와 조선산업이 수출에 크게 기여했지만 2010년 이후 경기 둔화에 민감한 최종재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AI) 등이 핵심 먹거리인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전통 제조업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뿐 아니라 고객의 경험과 가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품 개발이 절실해졌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해 무역 확대에 기여할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산 자동화 등이 제조업의 국내 회귀를 촉진하면서 무역 위축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결합한 고품격 복합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를 제조·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무선 방식으로 계속 업데이트해준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하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사진제공=테슬라 홈페이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컬래버레이션 필수=전통 제조업 강국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컬래버레이션 혁명을 이뤄내고 있다. 제품 기획부터 설계·마케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할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며 서비스업의 수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수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34.0%에서 2014년 40.4%로 늘었고 독일 역시 같은 기간 18.2%에서 20.2%로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경우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한 후 지속적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무선 방식으로 업데이트해준다. 시스템의 음성인식 및 탐색 기능 개선, 내비게이션의 유료도로와 대체경로 선택 기능 등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높이며 자동 차선변경, 주차차량 호출 기능도 선보였다. 자동차를 구입하고 나면 기능과 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소비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서비스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가 토너 잔량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프린팅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아마존의 자동주문 서비스와 협업해 토너 부족시 자동으로 주문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휴렛팩커드(HP)가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을 인수할 때 이처럼 차별화된 시도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각종 정보기술(IT) 장치들이 연결되는 ‘디바이스 컨버전스’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컨버전스’ ‘모바일·클라우드 플랫폼 컨버전스’ 등 스마트오피스 구현을 추진해 전통적 제조상품을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서비스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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