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도 단순 상품 제조와 판매를 넘어 제조업 자체가 서비스화되는 대세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제조 능력을 갖춘 조선·철강·기계 업종에서도 주력 제품에 각종 유지관리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는 시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시도가 이미 사업화 단계에 접어든 기업도 있다. 이들 기업은 유지관리 등 서비스 사업을 더 고도화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발전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서비스사업부문(BG)을 새로 꾸렸다. 터빈 등 발전소 주기기 등을 공급하던 데서 그치지 않고 발전소의 성능 개선과 정비·유지보수·연료전환 등 주기기 공급 이후 필요한 업무를 아예 사업화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발전 서비스 사업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신규 발전 시장에 비해 사업구조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극심한 수주 가뭄으로 위기에 처한 조선업계도 서비스 사업을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엔진 사업 서비스 조직을 통합해 100%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출범시켰다. 기본적으로는 모회사인 현대중공업 야드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한 사후관리가 우선이지만 다른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한 관리까지 영업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배에 대한 선주들의 O&M(Operating&Maintenance) 요구가 있었지만 제대로 응하지 못했다”면서 O&M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부터 ‘솔루션마케팅’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해진 규격과 용도에 맞는 강재를 고객사로부터 주문받아 단순 일괄 생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아예 기술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방식이다.
독일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과 차체 경량화 추세에 맞춘 소재를 함께 개발하고 고(高)망간강 LNG탱크를 대우조선해양과 공동 개발한 것이 포스코의 대표적인 솔루션마케팅 성과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형화된 틀에 맞춰 철강 제품을 만들어놓고 이를 판매하는 게 주된 마케팅 업무였다면 이제는 기술개발 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거의 모든 단계가 마케팅의 영역이 됐다”고 말했다.
건설장비 시장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후 서비스 시도가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은 굴삭기·지게차 등의 건설장비에 원격 장비를 탑재, 빅데이터를 활용해 본사 차원에서 예방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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