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를 끝내는 것을 넘어 선제 타격 등 적극적인 군사적 방법을 통해 북한을 제압하겠다는 의미여서 북미 간의 강대강 대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의 계산된 도발에 미 ‘강공’ 계획 수립=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북한의 잇따른 행동은 다분히 계산된 면이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월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실험준비가 마감 단계에 들어섰다”며 미국을 자극하는 동시에 트럼프 당시 당선인을 향해 “대조선 적대정책을 철회할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대화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대답은 ‘강공’이었다. 트럼프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ICBM이 미국에 도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대화 요구를 일축했다.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대결이냐 대화냐’를 미국 신행정부에 물었고 미국의 강경 노선이 충분히 확인되자 12일 중거리탄도시미사일(IRBM) ‘북극성 2형’ 발사를 시작으로 도발에 나선 것이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북한을 무조건 방치하는 내용이 아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을 ‘초보적이고 관리가 가능한 위협’이라고 보고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하는 전략적 목표 달성에 보다 치중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의 영토와 국민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단념시키고 격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상상 넘는 군사력 보여줄 것”=다음달 열리는 한미연합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에 미국의 전략 무기를 총출동시키기로 한미가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14일 “한미는 F-22 스텔스 전투기의 전진 배치와 각종 전략 핵 폭격기, 핵 추진 항공모함 등을 한반도에 순차적으로 전개하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측근 중 한 명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은 12일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아주 조만간(very soon) 다른 신호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며 “상상을 뛰어넘어 의심의 여지 없는 수준의 군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입장이 이같이 분명함에 따라 북한 또한 정권 유지를 위해 향후 도발 수위를 더 높여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소한 북미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는 모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추가 유엔 제재와 미 독자제재 나오나=트럼프 행정부는 벌써 국제사회를 통한 제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틀 만인 13일 언론성명을 채택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북한 제재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가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면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를 통한 제재 조치와 병행해 오바마 행정부가 주저해온 ‘세컨더리보이콧’을 전격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과 연계된 중국 등 제3국 기관 및 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에 대해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이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을 압박해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구상을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만 선다면 미국이 즉각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권홍우 선임기자 맹준호·연유진기자 hongw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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