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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미세입자 기술 개발...차세대 반사형 디스플레이 가능

무지개 입자의 광학 현미경 사진 (왼쪽), 입자 표면에 형성된 주기적 적층 구조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오른쪽)




국내 연구진이 모든 색을 낼 수 있는 무지개 미세입자 기술을 개발했다.

오팔(opal), 모포(Morpho) 나비, 공작새의 깃털 등이 내는 영롱한 색깔은 모두 화학색소가 아닌 규칙적인 나노구조에 의한 물리적 색깔이다. 규칙적 나노구조는 빛의 간섭 현상을 통해 특정 파장의 빛만을 선택적으로 반사해 색소 없이도 색을 낼 수 있다. 규칙적인 나노 구조를 통해 빛을 선택적으로 반사하는 물질을 광결정이라고 한다. 광결정은 발색 특성을 보여, 차세대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로 인식되고 있다. 반사형 디스플레이는 외부의 빛을 광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매우 낮고 태양광 아래서도 선명한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광결정은 한 색깔만 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색의 구현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KAIST(총장 강성모) 생명화학공학과 김신현 교수와 나노과학기술대학원 故신중훈 교수, 충남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정종율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반사색의 자유로운 조절이 가능한 무지개 미세입자를 개발, 차세대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사용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겨울철 눈이 동그란 구형 구조물에 쌓일 때 위치에 따라 눈의 두께가 달라지는 점에 주목, 하나의 광결정에 가시광선 전 영역의 반사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구의 표면에 물질을 증착하면 위쪽인 정상 부분의 물질이 가장 두껍게 쌓이고 측면으로 갈수록 물질이 얇아진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굴절률을 갖는 물질인 타이타니아(titania)와 실리카(silica)를 교대로 구형 미세입자에 증착했다. 이렇게 형성된 규칙적인 적층 구조는 정상 부분에서 굴절률 변화 주기가 가장 크고 측면으로 갈수록 작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미세 입자는 정상 부분에서 장파장의 빨간 빛을 반사하고 측면부에서는 단파장의 파란 빛을 반사할 수 있다. 또한 빨간색과 파란색 사이의 다른 모든 색깔도 구의 위치에 따라 상응하는 지점에서 반사할 수 있는 무지개 미세입자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제작된 여러 색깔 중 미세입자가 특정 색깔을 발현하도록 유도하고 제어하기 위한 방법으로 연구팀은 자성을 이용했다. 무지개 미세입자 표면에 자성을 띄는 철을 증착해 자석처럼 미세입자의 배향 방향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사용자가 보는 색깔도 자유롭게 제어했다.



김신현 교수는 “이 성과는 나노광학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로 지난해 9월말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숨진 고( 故) 신중훈 교수가 마무리 단계까지 함께 참여해 완성한 연구”로 “이 연구결과를 신 교수에게 헌정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이승열(박사과정)씨가 논문 제1 저자로 참여해 수행한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이승열(왼쪽)학생 김신현(가운데) 교수, 故 신중훈(오른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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