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롯데케미칼(011170)을 비롯한 계열사 30여곳의 이사회를 열고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연임 및 교체 여부를 포함해 임원 인사 안건을 처리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늦어도 24일에는 지연됐던 정기 임원 인사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대규모 조직개편과 맞물린데다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사장급 인사가 승진한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에 불과했고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신 회장 체제의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예상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검찰 수사를 기점으로 그룹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바꾸고 조직을 축소 개편하기로 했다. 또 93개의 계열사를 유통·화학건설·호텔·식품 등 4개의 사업부문(BU) 체제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경영혁신실장과 각 부문장에 누가 오를지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다.
롯데그룹 인사가 지난 2014년은 ‘성과주의’, 지난해는 ‘안정화’가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세대교체와 함께 신 회장 체제 강화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젊으면서 신 회장 측근 인사에 초점이 모아진다. 신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고경영자(CEO)는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 이재혁 롯데칠성(005300)음료 사장,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 박송완 롯데캐피탈 사장 등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경영혁신실장에는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각규 운영실장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실장은 인수합병(M&A) 전문가이자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서 두뇌 역할을 했다. 그룹 모태인 유통 부문장에는 이원준 사장이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소진세 대외협력단장도 함께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소 단장이 사장단 중 고참급에 속하는 만큼 ‘세대교체’ 관점에서 본다면 이 사장이 한발 더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해외를 중심으로 한 롯데백화점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명분도 있다. 이럴 경우 소 단장은 신 회장이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직개편에서 신설될 예정인 준법감시위원회나 사회공헌위원회·투명경영위원회 등 3대 위원장 중 한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화학·건설 부문장에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이끌었던 허수영 사장이 적격이라는 평가다. 식품 부문장은 6년째 회사를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 이재혁 사장이, 호텔·서비스 부문은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경영 비리 의혹 관련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최측근인 황 실장과 소 단장은 어떻게든 신 회장과 함께 갈 가능성이 높다”며 “‘세대교체’를 상징할 수 있고 경영 능력이 뛰어난 젊은 사장단이 전면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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