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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문화 콘텐츠 대표 '게임산업' 자율규제해야

강신철 (사)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





지난 2015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으로 취임할 때 밝힌 목표가 있다. 바로 게임 산업 ‘자율 규제’의 확대다.

업계는 이미 자율 규제를 시행해왔으나 이용자들에게 충분한 공감이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취임과 동시에 기존의 자율 규제를 대폭 강화한 ‘대안’을 발표하게 된 이유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게임 산업을 옥죄는 규제 법안들은 계속해 발의됐고 그 밑바탕에는 기존의 자율 규제 방식에 대한 이용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게임 업계가 지금껏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이고 응답하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런 사실 때문에 과도한 법적 규제가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조건적인 법 규제는 정답이 될 수 없다. 특히 창의성이 생명이나 다름없는 문화 콘텐츠 산업, 기술 변화에 민감한 정보통신산업(ICT)의 경우 잘못된 규제 정책이 산업 경쟁력의 ‘싹’을 일순간에 잘라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게임이 국가 주도로 태동한 산업이었다면 오늘의 성장을 확신할 수 있었을까.

산업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키워드는 명확하다. 교복의 시대, 획일과 강제의 문법으로는 동기부여가 어렵다. 개성을 중시하고 다양성과 자율을 보장하는 환경에서 문화 콘텐츠 산업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지금 자율 규제를 고민하는 게임 업계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이용자 보호와 산업 발전 양쪽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다.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열쇠는 이용자가 공감하고 지지하는 자율 규제 방안뿐이다.



자율 규제는 크게 세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이해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실현된다는 점이다. 주체가 되는 사업자들이 직접 만든 만큼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신속한 문제 해결이 기대된다.

둘째,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시대의 흐름과 기술 변화, 이용자의 반응에 민감한 산업 특성상 변화하는 현실에도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협회의 강화된 자율 규제 방안이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셋째, 글로벌 시장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점이다. 법적 규제는 원칙적으로 해당 국가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자칫 국내 사업자만 피해를 보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는 강제력이 부족하다는 말로 자율 규제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강화안을 예로 들면 협회는 홈페이지에서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게임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용자들은 자연스럽게 해당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결과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선택’에 반영될 것이다. 결국 자율 규제가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안인가에 대한 평가 주체는 국가나 정부가 아닌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협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정책협의체를 통해 새로운 자율 규제 강화안을 발표했다. 이용자와 사업자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모두 담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개선해나갈 계획인 만큼 조금만 더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봤으면 한다.

강신철 (사)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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