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설에 휩싸인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자 김민희가 주연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수 있을까?
16일(현지시간) 베를린영화제에 공개된 ‘밤의 해변에서…’의 수상여부를 두고 국내외 언론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시사회 직후 쏟아진 현지 반응은 우호적이다. 외신들은 영화의 내용이 김민희와 불륜설에 휘말린 홍 감독의 사생활과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예술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여주인공의 연기력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배급사와 현지 바이어 등 영화 관계자 22명이 사전 시사회를 거쳐 매긴 평점에서 ‘밤의 해변에서…’는 경쟁부문 출품작 중 가장 높은 8.18(10점 만점)점을 받았다.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디 아더 사이드 오프 호프’가 평점 7.65점으로 뒤를 이었다. ‘밤의 해변에서…’는 유부남 영화감독(문성근)과 불륜에 빠졌던 배우 영희(김민희)가 함부르크를 여행하고 강릉으로 돌아와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대화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홍 감독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자기 삶의 일부분을 활용하지만 자전적인 영화를 찍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영화에 대해 미국 버라이어티지는 “홍 감독이 최신작에서 그가 선호하는 주제인 사랑과 고독, 소주를 다시 꺼냈다”면서 “2015년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보다 덜 야심적인 콘셉트임에도 어떤 진지함을 성취해냈고 여기에는 주연 김민희의 놀라운 연기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영화 전문지 스크린인터내셔널이 발행한 ‘스크린 데일리’는 리뷰를 통해 “유부남 감독과 불륜 관계인 여배우의 이야기를 그린 이번 작품은 한국에서 불륜 의혹을 받는 홍 감독의 사생활과 닮았다”면서도 “홍 감독에 대한 한국 언론의 관심을 모르는 국제 관객들은 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볼 것이며 영화 속에서 어색한 만남과 대화들은 대단히 흥미롭다”고 평했다. 영화전문 매체 스크린아나키도 “홍 감독의 최신작을 도덕적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하든 간에 예술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소개했다.
베를린영화제는 칸,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며 당대의 정치, 사회적 의제를 담대하게 다룬 작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상자는 현지시간 18일 저녁 7시(한국시간 19일 새벽 3시)부터 열리는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