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지난 5년간 기술 기업의 기업공개 가치를 근거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선 수년 간의 이익 정도는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니다.
회사 매출이 성장하지 못하고 이익도 올리지 못할 경우, 기업공개 자체를 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적자를 보는 기업들은 대중 투자자들에게 매우 위험하게 여겨졌다. 그런 스타트업들은 고수익 창출을 위해 고위험을 감수하는 벤처 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수밖에 없었다.
이 얼마나 진기한 풍경인가. 2011년 이후 기업공개를 한 기술 기업은 여전히 대부분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를 진행한 신생업체 페이스북은 드문 예외에 속한다. 그러나 기업공개를 한 나머지 6대 신생 기술 기업(시장 가치 기준)들은 모두 적지 않은 손실을 보고 있다. 링크트인 LinkedIn, 워크데이 Workday, 팰로 앨토 네트웍스 Palo Alto Networks, 서비스 나우 ServiceNow, 트위터 Twitter와 스플렁크 Splunk는 최근 회계연도 동안 총 17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건 우연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 모델이 가진 성격 때문이다. 몇몇 케이스에서 이 회사들은 이익을 낼 수 있었지만, 그 대신 성장을 위해 다시 사업에 돈을 투자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그들은 아마 각자의 시장을 정복하는 어느 날 어마어마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업 전략이 항상 적중하는 것은 아니다. 그루폰 Groupon과 징가 Zynga는 2011년 기업공개를 진행한 가장 주목 받는 양대 회사였다. 벤처 투자자들은 두 회사를 카테고리 킬러 category killer로 받아들였다. 투자 은행가들은 신규 테크 붐에 합류하길 원하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해당 주식을 팔아 치웠다. 그러나 두 회사는 기업공개 직후 용두사미가 되었다. 그루폰은 2011년 이후 7억 3,0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고, 징가는 10억 달러 손실을 입었다. 10년 동안 운영돼 온 트위터도 2013년 기업공개를 진행해 IPO 이후 20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물론 지금 손실을 내고 있는 회사 중 일부는 언젠가 주주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벤처 투자자들에게 전통적으로 제시되는 위험과 보상 간의 전제일 뿐이다. 벤처 투자 수준의 수익률을 거의 기대하지 않는 일반 투자자를 위한 전제는 아니란 얘기다.
당신은 벤처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이런 ‘역할 바꾸기’ 현상-몇몇 투자자들로 하여금 어떤 방식으로든 수익을 추구하게끔 만든다-의 일부 원인을 저금리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주식 전문 뉴스레터 <하이 테크 전략가(High Tech Strategist)>의 에디터이자 오랜 동안 테크 애널리스트로 활동해온 프레드 히키 Fred Hickey는 “연준이 ‘천하무적의 낙관적 투자자(invinceabulls) (*역주: invincible과 bulls의 합성어’) 무리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이런 접근방식은 적어도 현재까진 효과를 보고 있다. 그는 “심지어 손실을 내는 ‘개념 주식(concept stock)’ (*역주: 성장가치의 현실화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주식) 조차 확대된 주가 상승 시장에서 좋은 수익률을 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 중요한 질문은 수 년 간 손실을 보고 있는 새로운 투자 방식이 기술업계에 어떤 의미를 던지고 있느냐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의 기술 회사들은 왜 성장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할 수 없을까? 그들의 선배 기업들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왔다. 그렇다면 기술업계에서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 신생 회사들이 10 년 넘게 적자를 봐야만 하는 걸까?
당신이 그런 생각을 받아들이기 전에 페이스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수익 창출 가능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기업공개를 하지 않는 전통적인 방식을 취했다. 이 사회 관계망 서비스 기업은 2011년 37억 달러 매출 중 순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하고 나서야 2012년 IPO를 진행했다. 페이스북은 기업공개 후에도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잡고 있다. 지난 분기 회사 매출은 59% 증가했고, 24억 달러 이익을 기록했다. 아마도 상황이 그렇게 많이 변한 건 아닌 듯 싶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Dan Lyons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