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자회사 7곳 가운데 4곳이 사장 임기가 만료 상태다. IBK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10월5일 전임 대표의 임기가 종료됐다. ‘후임자가 선임되지 못할 시 전임 대표가 권한을 이어간다’는 정관에 따라 전임인 안홍열 대표가 업무를 보고 있지만 내부 혼선은 커지고 있다.
자회사 사장단 인사가 지연되면서 내부 부작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기업은행 세 번째 여성 부행장으로 승진한 최현숙 부행장은 한 달째 보직 발령을 받지 못한 상태다. IBK캐피탈 대표로 내정된 이상진 부행장 역시 자리로 가지 못하고 ‘대기’ 상태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계열사 전체가 참여하는 2월 ‘경영전략회의(전국영업점장회의)’ 전에는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돼왔지만 이마저 무산되면서 내부 동요마저 감지되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 해 가장 중요한 회의인 경영전략회의에 자회사 차기 사장들의 자리가 빈 채로 진행돼 마음이 무거웠다”며 “경쟁 은행은 연초부터 새로운 각오로 시작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미 많이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기업은행 자회사 인사는 표면상 100% 주주인 기업은행이 행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청와대의 입김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금융권의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행장부터 전 직원 인사를 하루에 단행하는 ‘원샷’ 인사는 은행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는데 2~3년 전부터 청와대 결정을 기다리느라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사실상 ‘청와대 입김’으로 이뤄지는 기업은행 자회사 사장 인사 시스템을 이번에 완전히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이번주 또는 이달 내로 결정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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