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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없는 삼성]삼성 막내들 "위기 넘어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났으면"

■1~3년차 삼성맨들이 바라본 'JY 구속'

"시스템 경영 탄탄...오너공백 최소화

인사지연 우려·도덕성 흠집 아쉬움"

“입사해보니 삼성은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입니다. 동요하지 않고 각자 역할에 충실한 분위기입니다. 현 상황이 위기라기보다는 오히려 삼성이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삼성전자 DS부문 연수생 장모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관련해 입사 1~3년 차 새내기인 삼성의 막내들은 대체로 ‘위기보다는 기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너 구속이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계열사별로 뛰어난 전문경영인이 있는데다 임직원의 업무 분담도 체계적인 만큼 오너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1년 차 최모씨는 “입사 이후 갤럭시노트7 사태와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이 잇따랐지만 악재가 터져도 그룹 전체에 퍼지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 완비돼 있는 것 같다”며 “이 부회장 구속 이후에도 실제 업무가 달라지는 것이 없고 동료들 역시 딱히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2년 차 김모씨도 “이 부회장 뇌물죄 확정은 법이 판단해줄 문제이고 저는 그동안 해왔던 차세대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장단을 포함한 정기 인사가 기약 없이 늦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지난해 말 이뤄졌어야 할 인사가 미뤄지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했는데 이 같은 분위기가 더 심해질 것 같다는 의견이다. 삼성전자 2년 차 연구원인 박모씨는 “회사가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좀 더 피부로 와닿는 문제인 인사가 자꾸 늦어지니까 이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며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고 하는데 각 계열사 사장으로 누가 오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오너의 도덕성’을 아쉬워하는 의견들도 많았다. 삼성 직원들에게 도덕성 교육을 엄하게 시키면서도 정작 그룹의 얼굴인 이 부회장과 최고위 임원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의 한 계열사 2년 차 김모씨는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비슷한 일을 겪지 않게 주의하라는 직업윤리 교육을 철저히 받고 있는데 이번 일로 ‘대표나 임원은 직원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조성됐다”고 착잡해했다.



이밖에 임원 중심으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언론에 일체 대응 마라’ ‘관련 영상 보지 마라’ 등의 지시가 있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언론에 오르내리는 회사 주가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희철·빈난새·변수연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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