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 사업자인 강원랜드가 슬롯머신 제조업에 뛰어든다. 단순 카지노 영업에서 벗어나 사업의 핵심인 슬롯머신 기기 생산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라 주목된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최근 강원도 정선 카지노 객장에서 쓰고 있는 외국산 슬롯머신을 국산 슬롯머신으로 대체하기 위해 슬롯머신 기기 개발에 착수했다. 슬롯머신 기기 국산화에 성공하면 해외 시장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전 세계 슬롯머신 기기 시장 규모는 52억달러(6조원)에 달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가 슬롯머신 기기의 국산화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라며 “올해 안에 100% 국산 기술로 슬롯머신 기기 개발을 완료해 정선 카지노 객장에서 시범운영한 뒤 향후 해외시장 수출에도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11월 창조경제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슬롯머신 기기 제조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경제적 효과 있다는 긍정적 결론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이달 초 국산 슬롯머신 기기 개발을 위한 조직인 ‘카지노개발팀’을 신설해 국내 자체기술로 슬롯머신 기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강원랜드는 우선 올해 중으로 국산화된 슬롯머신 기기 20여대를 개발, 시범 운영하고 3년 이내 외국산 기기를 전부 국산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정선 카지노 객장에는 슬롯머신 및 비디오게임 1,360대 등을 운영 중이며 2~3년 주기로 400여대를 교체하고 있다.
시범 운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내년부터는 국내 카지노 구매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전국 호텔 내에 운용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장의 슬롯머신 기기 규모는 500억원 수준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슬롯머신 기기 제조 사업의 타당성 검토 결과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나왔고 주요 주주들도 슬롯머신 제조업으로의 사업 확대에 찬성하고 있다”며 “국산화를 통해 슬롯머신 기기 교체 과정에서 200억원가량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국내 카지노 구매시장까지 진출하며 수백억원에 달하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 효과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한발 더 나아가 해외 슬롯머신 기기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자체 개발한 제조기술력에 현재 세계 카지노용 모니터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국내의 카지노용 모니터 생산 기술력을 결합하면 세계 슬롯머신 기기 시장에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슬롯머신 생산과 수출을 전담할 인력과 조직을 확대해 오는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에 나선다. 2031년까지 해외 시장 점유율 3%를 차지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이현호·강광우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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