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현금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돈이 얼마나 돌아다니는지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그 많은 돈이 어디 갔나‘ 하는 의문이 든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화폐발행잔액은 103조 5,1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보다 6조1,277억원 증가하면서 처음 100조원 선을 넘어선 것이다.
화폐발행잔액은 화폐발행 뒤 한국은행으로 돌아오지 않은 돈으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저금리 지속, 유동성 확대공급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총 잔액 중 지폐가 101조 31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중 5만원권이 79조 9,720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77%에 달했다. 5만원권은 작년 한 해 발행량이 23조원으로 2009년 발행 후 최대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1만원권 잔액은 17조 9,645억원으로 한 달 새 1조 7,198억원 늘었다.
화폐발행잔액은 통상 매월 1조원 가량씩 늘어왔다. 그러다 지난달엔 설 자금 방출 등 영향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2008년 30조원을 넘어선 이래 2010년 40조원, 2012년 50조원, 2013년 60조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현금뿐 아니라 예금 잔액 등을 합친 광의통화(M2)는 작년 12월 말 현재 평균잔액이 2,342조 6,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2,182조 9,119억원보다 7.3%(159조7,094억원) 증가한 것이다.
한편 한은통화가 통화량을 얼마나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승수(M2/본원통화)는 작년 12월 16.7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통화의 유통속도(국내총생산/M2)도 작년 9월 말 현재 0.69로 역대 최저다.
이는 한은이 시중에 돈을 풀어도 소비 등을 통해 돈이 돌지 않고 은행 등에 고여만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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