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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발한 'MK 품질경영'…현대·기아차 美 BMW·아우디 꺾었다

JD파워 '내구품질'조사

현대차 3위·기아차 6위

쏘나타·투싼ix·쏘울·K7

차종별 '우수품질상' 수상





정몽구 회장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최고 권위인 JD파워의 중고차 품질 조사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독일 BMW나 아우디, 미국 링컨, 볼보 등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우수한 평가로 최고 수준의 내구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JD파워의 신차 품질 평가에서 기아차가 일반 브랜드로는 27년 만에 1위를 기록한 후 또 한 번의 쾌거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중고차 품질도 현대차가 BMW·아우디 꺾어=현대·기아차는 JD파워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2017 내구품질조사(VDS)에서 19개 일반 브랜드 가운데 현대차가 3위(133점), 기아차가 6위(148점)에 올랐다고 23일 밝혔다. 역대 최고 성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3위) 이후 6년 만에 3위에 올랐고 기아차는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순위가 높았다.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순위가 6계단, 기아차는 1계단 상승했다. JD파워는 “현대차는 전체 브랜드 중에서 순위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내구 품질조사는 구입한 지 3년이 지난 차량 고객을 대상으로 100대당 불만건수를 점수로 나타낸 결과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JD파워의 평가 결과를 자동차 구매의 중요 지표로 참고한다.

현대기아차는 포르쉐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31개 브랜드 중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가 6위, 기아는 11위였다. 특히 현대차는 BMW(139점)나 재규어(144점), 아우디(153점), 볼보(154점)보다 순위가 높았고 업계 평균(156점)보다 성적이 양호했다.

차종별로도 총 4종이 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현대차 ‘YF쏘나타’가 중형 차급 2위, ‘투싼ix’가 소형 SUV 차급 3위를 차지했다. 기아차 ‘쏘울’은 다목적 차급 2위, ‘K7’은 대형 차급 3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신차 품질은 우수한데 몇 년을 타면 고장이 잘 난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실제로 JD파워가 평가하는 신차 품질 평가에서는 지난해 기아차가 일반 브랜드로는 1989년 도요타 이후 처음으로 1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내구성 평가에서는 늘 10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이번 JD파워의 내구품질 평가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을 받게 됐다.

◇다시 빛 보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현대·기아차의 이번 성과는 정몽구 회장의 고집스러운 품질 경영 덕분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 회장은 ‘품질 없이는 판매도 없다’는 경영 철학을 부임 첫해인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품질 불량이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지고 이는 브랜드 이미지를 갉아먹어 판매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문제보다 품질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질책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정 회장은 부임 첫 해 미국 시장을 방문한 뒤 쏟아지는 리콜 요청과 품질 불량 문제에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 2000년 생산·영업·AS 등으로 나뉘어 있던 품질 관련 기능을 묶어 품질총괄본부를 발족시켰고 매달 품질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당시 잦은 고장으로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던 기아차의 카니발을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가져오도록 해 직접 분해해 문제점들을 발견할 때마다 담당 임원을 불러 질책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또 2013년 8월 미국 수출을 앞두고 있던 기아자동차 ‘오피러스’를 정 회장이 직접 타보고 “엔진 소음을 잡으라”고 해 출시일이 40여일 가까이 미뤄지기도 했다.

정 회장의 품질경영은 실제로 판매 확대로 이어졌다. 미국 토크쇼에서 조롱거리였던 현대차는 품질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10년 10만마일 보증수리로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2년 2만4,000마일 보증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업계는 현대차가 곧 보증을 철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1999년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82% 늘어난 16만4,190대를 기록했다. 그 이후 미국에서 현대차가 일본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계기가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단기간에 글로벌 5위 브랜드로 뛰어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품질”이라며 “우수한 품질 평가는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장을 확대하는 현대·기아차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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