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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런 '독'그림, 6억5,000만원에 팔릴까?

장욱진의 1949년작 ‘독’이 시작가 6억5,000만원에 다음달 7일 서울옥션 경매에 나와 ‘작가 최고 낙찰가’ 기록에 도전한다. /사진제공=서울옥션




어린아이의 낙서 같은 동화적 필치, 자유로운 상상력과 명상적인 사색이 뒤섞인 작품으로 잘 알려진 화가 장욱진(1917~1990)은 김환기 등과 더불어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그의 작품이 경매에서 ‘작가 최고가 기록’에 도전한다.

서울옥션(063170)은 오는 7일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여는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 장욱진의 1949년작 ‘독’(45.1×37.7㎝)을 시작가 6억 5,000만원에 출품한다. 그간 거래된 장욱진 작품의 경매 최고가 낙찰작은 지난 2014년 10월 서울옥션의 온라인 경매 나온 1970년작 ‘진진묘’로, 5억6,000만원에 팔렸다. 작품은 화가가 아내를 모델로 종교적 주제의 그림을 그렸다는 특이성 때문에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어 당시 23번이나 응찰이 이어졌다. 케이옥션에서 2009년 9월에 3억2,000만원에 낙찰된 1955년작 ‘소녀와 새’가 그 뒤를 잇는다.

장욱진은 기껏해야 50㎝를 넘지 않는 작은 그림을 주로 그리기도 했지만 그의 명성이나 미술사적 위상에 비해 그림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가족과 자연을 소재 삼아 따뜻한 색감으로 그린 1970년대~1980년대 그림이 1억 원대에서 2억 원대 중반 정도의 경매 기록을 갖는다. 경매 이력을 분석하면 이번 출품의 가격대는 이례적으로 높다. 희소성 때문이다. 지난 2000년 발행된 그의 레조네(전작 도록)에 실린 1940년대 초기작은 3점에 불과했고, 이 그림이 그 중 하나다. 게다가 이 시기 장욱진은 고향을 생각하며 ‘향토색’이 두드러진 그림에 몰입했기에 투박한 독 하나로 화면을 채우고 앙상한 나무와 까치 한 마리를 그린 이 작품은 초기 대표작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텁텁하게 칠한 독 표면에 나타난 물감 균열이 마치 옹기의 빙열처럼 보인다.

서울옥션은 이 작품을 포함한 총 246점 약 76억원어치를 이날 경매에 올린다. 네덜란드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 뒤로 화가 반고흐과 그의 대표작 ‘까마귀가 있는 밀밭’의 일부분이 등장하는 천경자의 ‘고흐와 함께’는 추정가 5억~9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02)395-0330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추정가 5억~9억원에 경매에 나오는 천경자 ‘고흐와 함께’ /사진제공=서울옥션


추정가 5억~8억원에 경매에 나오는 ‘책가도’ /사진제공=서울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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