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의 양대 산맥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특허 만료로 반사이익을 얻게 된 국내 제약 업체들이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조 격인 비아그라는 복제약에 자리를 내줬고 시알리스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1일 시장조사 업체 IMS헬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한미약품(128940)의 ‘팔팔’이 17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2015년 190억원에 비해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전년도 1위였던 한국릴리의 ‘시알리스’가 3위로 추락하면서 단숨에 정상을 꿰찼다.
2위는 팔팔의 오리지널 제품인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였다. 전년도 119억원에 비해 매출이 10% 가까이 감소하면서 원조 발기부전 치료제의 위상을 간신히 지켜냈다는 평가다. 2015년 연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던 시알리스는 1년 만에 매출이 반 토막(98억원) 났다.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2015년까지만 해도 시알리스, 팔팔, 비아그라, 자이데나(동아에스티(170900)), 구구(한미약품) 등이 모두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기며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매출 100억원을 넘긴 제품은 팔팔과 비아그라 2종에 불과한 것. 후발주자들의 공세로 기존 제품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후발주자들이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특허가 각각 2012년과 2015년 만료됐기 때문이다. 비아그라의 특허가 끝난 2012년에는 100여종의 복제약이 시장에 출시됐고 2015년 시알리스의 특허가 끝나자 30여종의 복제약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외 제약사를 합치면 발기부전 치료제의 종류만 130여종에 이른다. 이들 복제약은 약효가 동등하면서 최대 80%나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팔팔과 비아그라가 양강 구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센돔(종근당(185750)), 타오르(대웅제약(069620)), 카마라필(한국콜마)의 선전도 돋보인다. 센돔은 지난해 매출 68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상승했고 타오르도 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56% 신장했다. 카마라필은 외산 제품이라는 열세에도 9억원에서 21억원으로 14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규모는 공식적으로 1,160억원(2016년 기준)이다. 하지만 보따리상이나 해외 직구 등 불법으로 유통되는 제품까지 포함하면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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