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가 ‘네 캔에 1만원’ 등의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해나가는 가운데 국산맥주도 ‘2030세대’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으로 명성 회복에 나서고 있다. 젊은 감각에 맞춰 병 모양과 외부 포장 등 면모를 일신했을 뿐 아니라 맛을 개선하고 생산량을 늘리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산맥주 시장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는 출시된 지 20여년이 흐른 간판맥주 ‘카스’의 겉을 완전히 바꾸는 등 혁신에 나서며 소비자의 눈길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스는 지난 1994년 출시된 후 라벨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일 외에는 큰 규모의 개편이 없었다. 하지만 올 1월 말 처음으로 병부터 라벨까지 모든 디자인을 새로 바꿨다. 새로 만든 병은 첨단기술을 적용해 입체성과 실용성을 강화했다. 병의 어깨 위치에 ‘CASS’ 로고를 양각으로 새기고 병의 몸통 부분을 안으로 살짝 굴곡이 있는 V자 형태로 제작했다. 또 새로운 병은 음용하거나 운반할 때 손으로 잡기 수월하게 만들어졌으며 더 가벼워졌다.
오비맥주 역시 20대에 인기가 많은 힙합 아티스트 ‘지코’를 모델로 한 ‘리스펙트 미(Respect Me)’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개한 영상을 통해 도전하는 청춘에게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를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지난해 발표한 하이트 맥주 3세대 ‘올 뉴 하이트’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장에 더욱 강하게 자리 잡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 뉴 하이트는 지난해 출시 당시 부드러운 목넘김을 최적화하기 위해 알코올 4.3%에 맥아와 홉 등 원료함량을 조절했으며 전 생산공정의 온도를 얼음이 얼기 직전 수준으로 유지하는 공법을 사용했다. 브랜드 로고도 기존 서체를 유지하되 상표에 붙어 있던 인포그래픽을 깔끔하고 현대적 이미지로 대폭 단순화했다.
2014년 ‘클라우드’를 내놓으며 국산맥주 시장에 발을 디딘 롯데주류는 올해 제2공장 완공에 따라 늘어나는 생산량을 계기로 더 적극적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 상반기로 예정된 제2공장의 준공 후 생산량이 종전 10만㎘에서 30만㎘로 확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2014년에 출시된 클라우드는 독일의 정통 제조방법인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으로 만든 알코올 도수 5도의 프리미엄 맥주다. 출시 6개월 만에 6,000만병이 팔린 데 이어 2년 만에 누적판매량 3억2,000만병을 기록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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