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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인대 개막]'바오류' 시대 진입 공식화...'시코노믹스'에 힘 싣는다

금융시장 불안·보호주의 경향에 고속 성장세 유지 힘들어

철강 등 공급과잉 해소하고 물가 상승폭도 3%로 통제키로

시주석 1인체제 공고화...'시진핑 핵심' 발언 6차례나 등장

지도부 인사 맞물린 가을 당대회서 측근 전면에 등장할 듯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5차 전체회의 개막식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리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 둔화를 인정하고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 연착륙에 주력하겠다는 지도부의 방침을 밝혔다. /베이징=AP연합뉴스




중국이 5일 개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로 정하면서 그동안 지도부가 보루로 삼았던 ‘바오치(保七·7% 성장)’ 기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바오류(保六·6% 성장)’ 시대 진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경제성장의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성장 가능성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정국 안정과 시진핑 국가 주석을 중심으로 한 공산당 지도력 강화에 최대한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존 경제운용정책의 흐름이 경기부양에 초점을 둔 ‘리코노믹스(리커창 총리+이코노믹스)’였다면 이제는 경제 면에서도 시 주석의 의지를 적극 반영해 구조개혁을 우선시하는 안정 노선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세계 경제의 강력한 동력인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가 지난해(6.5~7.0%)보다 낮은 6.5%로 설정됨에 따라 세계 경제도 성장 둔화를 피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급속히 식어가는 중국 경제성장 엔진=지난해 6.5~7.0%라는 구간 목표를 정해 7% 성장률에 대한 미련을 남겼던 중국 지도부가 올해 전인대에서 7%라는 지난해 구간 성장 목표치의 상단부를 떼어낸 것은 중국이 더 이상 고속성장을 유지하기 힘들어졌음을 시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리커창 총리는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6.5% 정도로 정하고 실제 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뒤집어보면 6.5%라는 목표 달성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중국 경제 현실의 어려움을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다. 리 총리는 “세계 경제가 저조기에 진입했고 역글로벌 사조와 보호주의 경향이 대두되면서 경제주체의 정책 방향과 외부변수에서 불안정한 요소가 뚜렷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전반적인 성장률 지표를 낮춘 것은 금융시장 불안이 더해질 가능성을 우려한 결정”이라며 “통화정책도 보다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구조개혁 통한 경제 연착륙에 주력=중국 당국의 목표 성장률 하향에는 성장을 희생하는 대신 안정 기조를 확실히 유지하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인대에서는 그동안 시 주석이 강조해왔던 공급 측면의 구조개혁을 위한 과잉공급 해소와 금융 위험 완화,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 정책 등이 강조됐다. 세계 경제 둔화와 미국의 통상 압박 등으로 중국 경제가 예전과 같은 고도성장기의 꿈을 되찾기는 힘든 만큼 중속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춰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 연착륙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생각이다.

이날 발표된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는 시 주석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공급개혁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됐다. 리 총리는 “과잉생산능력을 확실하게 해소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철강 생산능력을 5,000만톤 정도 더 줄이고 석탄 생산능력을 1억5,000만톤 이상 감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발표되지 않았던 화력발전 분야에 대해서도 5,000만㎾ 이상의 화력발전 생산능력을 줄이는 대신 청정에너지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가파른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소비자 물가의 상승 폭을 3%로 통제하고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1,100만명 이상으로 늘려 도시 실업률을 4.5% 이내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확고해진 시진핑 1인 체제=이날 리 총리가 발표한 업무보고에는 지난해에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시진핑 핵심’이라는 발언이 6차례나 등장했다. 이번 전인대를 통해 시 주석의 1인 체제가 정치·군사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까지 확고해졌음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말 리더십 변화를 앞두고 평탄한 권력교체 의지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핵심’ 지위를 부여받은 시 주석의 위상은 지난 5개월 사이 더욱 단단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여전히 집단지도체제를 고집하고 있지만 사실상 시 주석이 집단지도체제의 최종결정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절대권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가을 중국 최고위 지도부 인사가 맞물려 있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 측근들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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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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