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지도부 인사가 예정된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급격한 제도 변화를 시도할 경우 시장이 자칫 크게 요동칠 가능성을 우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 중국의 성장률도 크게 둔화되자 주요 기업들은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 숨통을 틔워줄 것을 요구해왔다.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유리 생산업체 푸야오글라스의 차오더왕 회장은 미국의 세금이 중국보다 낮다며 지난해 공장 미국 이전계획을 발표했고 음료 대기업인 와하하그룹의 쭝칭허우 회장도 중국 당국이 중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중국 주요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율은 25%로 한국의 최대 법인세율인 22%보다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인 미국 최고 법인세율을 15%로 내린다면 중국 법인세율은 미국보다도 높아진다. 다만 중국 정부는 하이테크 기업과 경제발전 속도가 느린 서부 지역 기업 등에는 15%, 영세기업에는 20%의 우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또 다른 개혁정책의 하나로 관심을 모은 부동산보유세 도입도 올 전인대에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당장 부동산보유세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등기 네트워크를 수립하는 등 제도적 기반 마련에 시간이 걸리고 시장에 몰고 올 파장이 큰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 주택거래세 외에는 보유세가 전혀 없어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상하이시와 충칭시에서는 지난 2011년 부동산세가 국무원 상무회의를 통과한 후 시범적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보유세 도입이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머지않아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택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해온 시진핑 국가주석의 기조와도 일맥상통하며 중국의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이로 인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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