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6일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대우 7명, 상무 25명, 상무대우(신규임원) 38명 등 총 70명을 승진시키고 49명의 임원을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신규임원 승진 규모는 이 회장이 구속 수감된 2013년 이후 최대 규모다. 평균 연령은 45세, 30대 임원 승진자는 4명, 신규 여성임원은 4명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무엇보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상무대우가 북미 시장 공략을 주도하는 임원으로 도약했다는 게 눈에 띈다는 평가다. 이 상무대우는 미국 콜럼비아대 석사 졸업 후 지난 2011년 CJ 기획팀 대리로 입사해 고작 6년만에 임원이 됐다. 이 상무대우는 그동안 CJ오쇼핑(035760) 상품개발본부·방송기획팀 등을 거쳐 최근에는 CJ 미국지역본부에서 글로벌 마케팅 담당 부장으로 있었는데 이번에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이 되면서 CJ그룹의 북미 진출 칼자루를 쥐게 됐다. 여기에 이 상무대우의 남편인 정종환 CJ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도 상무대우로 승진했다. 정 씨는 2010년부터 CJ 미국지역본부 소속으로 일했지만 그룹 인사 명단에 공식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27) CJ제일제당(097950) 인사팀 과장의 보직은 변경이 없었다.
CJ그룹 관계자는 “CJ가 글로벌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미 지역이 다소 취약했는데 이를 보강하는 인사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 복귀를 염두에 두고 오너경영 강화를 위해 ‘이재현의 사람들’이 대거 승진하거나 계열사 요직에 포진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특히 이 회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최성욱씨가 30대 나이로 부서실장 상무대우로 파격 승진했다. 30대 임원 승진자는 이 회장의 딸인 이 상무대우, 사위인 정 상무대우를 제외하면 이선정(38) 올리브영 H&B사업부장과 최 상무대우뿐이다. 또 지주사의 김재홍 안전경영실 상무는 부사장대우인 재경실장으로 승진했고 김현준 전략2실 부사장, 김근영 안전경영실 상무, 신종환 재경실 상무대우는 각각 CJ올리브네트웍스 IT미래성장추진실장, CJ제일제당 생산총괄 부사장대우, 재무담당 상무로 이동했다. 오너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지주사 덩치를 줄인 셈이다.
CJ 관계자는 “지주사 인력 규모를 20% 가량 축소했다”며 “앞으로 지주사는 핵심 기획 기능 위주로 최소화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비중 70%를 목표로 한 ‘2020 그레이트 CJ’ 전략 추진을 위해 글로벌 사업부문을 대폭 강화한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윤도선 CJ대한통운(000120) 중국본부장이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서현동 CJ E&M(130960) 글로벌 사업담당, 곽규도 CJ푸드빌 중국법인장, 엄주환 CJ오쇼핑 SCJ법인장 등이 각각 상무대우에서 상무로 승진하는 등 상무이상 승진자 32명 가운데 12명이 글로벌사업부문에서 배출됐다.
CJ 관계자는 “미뤄왔던 인사·조직개편추진으로 분위기를 쇄신해 수년간 정체된 그룹 성장과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인사 작업을 마친 직후인 지난 주말 샤르콧 마리 투스(CMT)라는 신경근육계 유전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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