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이 ‘서울포럼 2017’의 주제를 ‘더 넥스트 코리아:소프트 인프라 포 넥스트 엔진(The Next KOREA: SOFT INFRA For NEXT ENGINE)’으로 잡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바턴 회장의 지적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의 일이지만 2017년 현재 대한민국은 그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상황에서는 치명적이다. 소프트 인프라에 대한 확립적인 정의는 아직 없다. 일반적으로 보면 소프트 인프라란 도로나 철도·항만·공항 같은 하드 인프라와 대비되는 용어다. 좁게는 하드 인프라의 효용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 도시계획과 교통계획·조경·환경평가 등을 의미한다. 개념을 확장하면 한 조직이나 사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정책이나 제도를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본지가 소프트 인프라의 개념을 가져온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 교육, 노동, 복지 시스템, 연구개발(R&D)은 아직도 3차 산업혁명 시대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방식뿐 아니라 인류의 생활방식 하나하나가 모두 변한다. 자율주행차 도입에 따라 법을 바꿔야 하고 공장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에 새로운 교육과 노동정책이 필요하다. 사회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대비에서부터 한발 늦은 우리나라는 정치적 변동성과 북한 리스크로 시스템 개조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본지가 소프트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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